매일신문

[고속도로 휴게소의 변신] 맞춤형 고객 공간으로

맛집'사우나'패션 아울렛…단골까지 생긴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최근 다양한 편의시설과 먹거리 문화, 쇼핑몰 접목 등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젠 잠시 스쳐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고객들이 찾아가 편안하게 휴식하고 즐기는 '머무는 공간'으로 정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행코스를 정하면서 내비게이션에 가 보고 싶은 휴게소를 입력하는 등 새로운 여행습관이 생겨나고 있다. 바야흐로 고속도로 휴게소가 '고객 맞춤형'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객들의 '오아시스'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172곳. 이젠 천편일률적인 음식, 맛없는 음식을 파는 단조로운 휴게소의 모습이 아니다. 새소리나 클래식 음악이 울려 퍼지는 화장실, 골프연습장과 야구타격연습장, 황토지압길 등 휴게소마다 다양한 시설로 단장하고 고객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경부고속도로 김천휴게소(서울 방면)와 칠곡휴게소(부산 방면)에는 운전자를 위한 사우나와 수면실, 휴게텔까지 조성돼 있다. 김천휴게소(부산 방면)엔 '여성 샤워실'도 있다. 휴게소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혈압 측정기, 안마기까지 있는 건강진단코너는 기본이다. 여성 화장실엔 파우더룸을 갖추고 애완견 카페, 놀이터, 족구장, 바비큐장, 동물농장 등 다양한 볼거리와 쉼터들이 경쟁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주말에는 작은 공연을 하는 곳도 있으며 허브정원은 물론 숲길 산책로, 실내 암벽등반장까지 갖춘 곳도 있다.

◆휴게소로 쇼핑 간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유망 상권'으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이 '휴게소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특히 휴게소 내 의류 매출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패션업계가 휴게소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현재 37개 휴게소에 입점한 패션 브랜드의 총매출액은 2011년 343억6천700만원에서 지난해 607억3천4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좀 과장해서 말한다면 고속도로 휴게소로 쇼핑가는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경부고속도로의 각 휴게소에도 스포츠의류 아울렛매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휴게소 중 최대 규모의 의류쇼핑몰을 자랑하는 영동고속도로 덕평자연휴게소(경기도 이천시)는 코오롱스포츠를 비롯해 K2'잭니클라우스'밀레'베이직하우스 등 6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곳은 유명 브랜드 의류를 50% 정도 할인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쇼핑객들로 붐빈다. 안성휴게소도 지난해 6월 패션 프리미엄 복합상가를 오픈했다. 폴햄'휠라'루이까스텔'몽벨 등 8개 브랜드가 영업 중이다. 최근 죽전휴게소에도 복합쇼핑몰이 개점했으며 지난해 4월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강릉 방면)도 패션전문 멀티숍을 개설했다.

◆음식점도 청결화'고급화

여행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휴게소에서의 '먹는 재미'를 뺄 수 없다. 요즘 고속도로 휴게소의 먹거리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천편일률적으로 포장 식품을 데워주는 3분 메뉴는 거의 사라졌다. 전문 요리사를 고용해 다양한 맛과 청결한 음식으로 고급화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칠곡휴게소와 평사휴게소(부산 방면), 경산휴게소(서울 방면) 등은 고속도로 휴게소로는 최초로 식품안전관리시스템인 HACCP(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았다.

경부고속도로 휴게소 중 인기 있는 음식점은 김천휴게소(서울 방면)다. 이곳의 중식당 '누들로드'는 요리사가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즉석에서 음식을 만드는 곳이다. 메뉴도 생짜장면부터 해물짬뽕, 짬뽕밥, 삼선볶음밥, 낙지덮밥, 해물덮밥, 누룽지탕, 중국식 냉면까지 다양하다. 전체 휴게소의 먹거리 중 인기 1위는 안성휴게소(부산 방면)의 안성국밥이다. 덕평휴게소의 '말죽거리 소고기국밥'과 문막휴게소(강릉 방면)의 '횡성한우국밥'도 인기다. 언양휴게소(서울 방면)의 '솔잎해물온계탕'과 섬진강휴게소(부산 방면)의 '청매실 보리된장 비빔밥'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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