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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미래동력 '수성의료지구→수성IT지구'로 바뀌나

국내외 종합병원 유치 부진 ICT기업 단지로 방향 선회

수성의료지구 개발과 관련, 의료에서 IT로 개발방향을 수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수성의료지구 현장사진. 매일신문 DB
수성의료지구 개발과 관련, 의료에서 IT로 개발방향을 수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수성의료지구 현장사진. 매일신문 DB

"수성의료지구에 '의료'가 빠지나?"

대구도시공사는 수성의료지구 개발과 관련, 의료기능을 대폭 줄이고 IT 중심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개발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시공사는 수성의료지구의 의료기관 유치실적이 지지부진해 지구 핵심기능을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성의료지구가 대구 도심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만큼 단순한 개발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구의 미래를 위해 의료가 주축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거세 지구 콘셉트 변경이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요 맞게 변경해야

수성의료지구 사업시행자인 대구도시공사는 올해 9월까지 어느 정도 보상을 마무리하고 연말쯤 지구 조성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근 행정안전부로부터 2천900억원의 공사채 발행 승인도 받아 사업비 확보에도 숨통이 트였다. 공사채 규모는 전체 지구 사업비 6천334억원 중 국'시비 지원분을 제외한 도시공사분의 55%가량이다.

도시공사는 원활한 개발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수성의료지구 개발 방향을 상당 부분 고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의료 부문이 주 콘셉트로 돼 있는 개발 방향을 IT를 중심으로 한 특화지구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

올해부터 진행되는 소프트웨어융합센터 건립을 바탕으로 ICT 기업들을 대거 유치하는 방향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신 실현가능성이 작은 외국계나 국내 종합병원 유치를 포기하고 규모가 크지 않은 성형, 모발 등 특화병원이나 재활병원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착수한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도시공사는 외국계나 국내 종합병원 유치가 사실상 힘들다고 보고 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의료 용지가 전체 산업용지의 3분의 1 정도로 규모가 큰 데 경제자유구역 지정 후 5년이 넘도록 아무런 가시적 성과가 없어 전체 지구 개발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의 대학병원들이 앞다퉈 병원을 증축하거나 신설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지 종합병원 유치는 현실적이지 않고 지역 대학병원들의 심한 반발도 일으킨다는 것.

이 관계자는 "2001년부터 개발에 들어간 인천 송도도 외국계 병원 유치를 앞세웠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다"고 덧붙였다. 도시공사는 용역을 바탕으로 대구시와 지식경제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 등 사업 주체들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장기 안목으로 취지 살려야

수성의료지구 개발은 대구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의견도 거세다. 수성의료지구는 대구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이고 신약과 연구, 의료기기 중심의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의 연계성 등을 고려할 때 의료가 핵심이 돼야 한다는 것.

경자청 관계자는"단순히 사업을 수월하게 진행하고 용지 분양을 쉽게 하려고 단기적인 관점에서 개발한다면 큰 과오가 될 것"이라며 "미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의료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도 종합병원 유치는 선결 과제다. 국내 10대 병원이 한 곳도 없는 지역 의료계로는 의료 관광에 한계가 있다는 것.

경자청은 대구는 광역경제권으로 봤을 때 수요가 충분한 만큼 종합병원 유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자청 관계자는 "의료는 일반 제조업과 특성이 달라 어느 정도 개발이 진행되면 유치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했다. 의료는 신도시가 개발되면 가장 마지막에 입주하는 분야로 주변에 충분한 수요가 있다고 판단돼야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현재 정주여건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유치에 뛰어드는 병원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경자청은 의료에 중점을 두되 지금까지 외국 의료기관 유치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국내 의료기관 유치 쪽으로 좀 더 무게중심을 둘 방침이다. 의료를 매개로 의료단지를 어떻게 새롭게 정립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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