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4 대입제도 어떻게 대처할까

A·B 선택형 수능 국어·수학·영어 최상 조합 찾아라

선택형 수능시험이 도입됨에 따라 2014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전략을 짜는 것은 한층 더 복잡해졌다. 지원 희망 대학과 계열, 수시 지원 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 A형과 B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전년도 수능시험 후 배치기준표를 살펴보고 있는 학생들 모습. 매일신문 자료 사진
선택형 수능시험이 도입됨에 따라 2014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전략을 짜는 것은 한층 더 복잡해졌다. 지원 희망 대학과 계열, 수시 지원 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 A형과 B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전년도 수능시험 후 배치기준표를 살펴보고 있는 학생들 모습. 매일신문 자료 사진

노련한 입시 전문가들조차 2014학년도 대학 입시의 흐름은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들 한다. 수시 모집 선발 비중이 증가 추세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선택형 수능시험이 치러지는 점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대입 환경이 급변한 가운데 매일신문사는 21일 오후 7시 달서구청 강당에서 '2014학년도 대입 합격 전략 설명회'를 열고 수험생'학부모들에게 이정표를 제시한다. 이날 대건고 이대희 교사가 '변화하는 교육과정과 입시 환경 분석', (사)지식플러스 교육연구소의 김기영 연구실장이 '2014학년도 주요 대학별 입시 전형 분석'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설명회에서 자세히 살펴볼 2014학년도 대입 제도의 특징과 대비 전략을 미리 소개한다.

◆2014 대입의 특징

이번 대입에서 무엇보다 큰 변수는 수능시험. 2014학년도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 난이도에 따라 쉬운 A형과 현재 수능 수준의 B형으로 나눠 시행된다. B형 경우 최대 2과목까지만 응시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국어B와 수학B는 동시 선택할 수 없다.

수능 체제 개편에 따라 계산은 더욱 복잡해졌다. 수시 모집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예상하기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다 지원 희망 대학의 계열에 따라 어느 유형을 선택하는 게 좋을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 또 탐구영역 최대 응시 과목 수가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축소된 점도 감안해야 한다.

대구시교육청 진학진로지원단 박재완 단장(혜화여고 교사)은 현재 상위권 대학들이 설정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상당히 높은 가운데 선택형 수능 탓에 상위권 학생들이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상위권 재수생이 대거 몰려드는 것은 예년에도 있던 변수지만 이번에는 하위권을 형성할 학생들이 B형에서 A형으로 점차 빠져나가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단장은 "B형을 치르는 학생 수가 줄어듦에 따라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한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모의평가 때 등급을 실제 수능에서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예년에는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하는 수험생이 절반 정도는 됐으나 이번에는 20~30% 선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정도로 모의평가 때보다 등급이 하락하는 수험생이 많을 전망"이라고 했다.

이 같은 예상이 모의평가 성적이 좋은 수험생들에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수시 논술전형의 우선선발을 노려볼 여지가 커졌기 때문. 종전에도 우선선발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워낙 높아 경쟁률이 4~5대 1로 일반선발에 비해 크게 낮았는데, 이번에 상위권 수험생이 B형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려워져 우선선발의 실질 경쟁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2014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에서 주목할 점은 대학들의 계열별 수능 반영 방법. 현재 발표 내용에 따르면 예체능 계열을 제외하고 서울과 수도권 소재 대학 및 지방 국립대의 인문계열은 국어, 수학, 영어를 각각 B-A-B, 자연계열은 A-B-B로 지정하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반면 중위권 이하 대학은 A형을 두 과목 이상 응시한 수험생도 지원 가능한 경우가 많다.

대건고 이대희 교사는 "수험생은 자신의 지원 희망 대학 계열의 수능 반영 방법에 따라 과목별 A'B형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며 "어느 수준의 대학까지 계열별로 B형을 두 과목 지정(인문 B-A-B, 자연 A-B-B) 하는지, A형을 두 과목 이상 응시할 경우 갈 수 있는 최상위 대학은 어디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라고 했다.

탐구영역 경우 '3과목 응시, 2과목 반영'에서 '2과목 응시, 2과목 반영'으로 바뀌었다. 이제 응시한 2과목 중 1과목이라도 실수를 하면 만회할 방법이 없는 셈. 선택 과목 모두 좋은 점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다만 인문계열 학생은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 응시할 경우 예년과 같은 전략을 세우는 게 가능하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지도실장은 "인문계열 경우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제2외국어/한문' 영역을 탐구 1과목으로 대체 가능하도록 한 경우가 많아 상위권 대학 진학을 노린다면 이 영역에 응시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변화 큰 이번 대입, 시기별 전략은?

3~6월은 목표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고 11월 수능까지 9개월간의 학습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다. 계획을 세울 때는 우선 큰 그림을 먼저 그린 뒤 주 단위 학습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는 게 좋다. 수험 생활 1년 동안 모의평가나 중간'기말고사와 같이 중요한 시험이 언제 있는지, 수시 일정은 언제부터 시작인지 등 주요 일정을 파악하고 나서 그에 따라 수능과 학생부, 대학별 고사의 공부 비중을 달리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

13일치를 3월 모의평가 결과는 수험생이 어떤 영역의, 어떤 단원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지 분석하고 그에 맞춰 연간 학습계획을 세우기 위한 기본 자료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올해는 새로운 체제로 수능시험이 치러지기 때문에 전년도 입시 결과와 비교하기 어려워 수험생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며 "3월 모의평가 성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기보다 자신의 취약점을 아는 데 주력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6월 모의평가는 시험을 치르는 재수생이 느는 시험이어서 자신의 위치를 좀 더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름방학의 학습 계획과 수시 지원 방향을 잡는 기준이 되는 시험이기도 하다. 다만 자신의 성적으로 어느 대학까지 갈 수 있다고 미리 판단하는 것은 금물.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면 학습 태도, 방향을 재점검하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7~8월은 여름방학으로 지금까지의 학습 과정 중 부족한 영역과 단원을 정리하고 보완할 수 있는 시기다. 본격적인 문제 풀기 훈련에 들어가는 때로 개념을 적용, 문제를 정확히 풀어내는 훈련을 거듭해 문제 해결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그리고 3월 첫 모의평가 때부터 챙겨온 오답노트를 점검, 자신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대학별 고사에 강점을 보이는 수험생은 목표 대학에 맞는 대학별 고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때다. 목표 대학의 기출'예상문제를 분석해 출제 경향을 파악하고 논술 유형에 맞는 답안 작성법을 연습해봐야 한다. 입학사정관전형에 지원할 학생이라면 목표 대학의 인재상과 평가 기준, 중점 반영 요소에 맞춰 준비했던 서류를 다시 점검하는 게 바람직하다.

9월~11월 수능 때까지는 학습 흐름을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수시모집에서 여러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의 경우 서류와 대학별 고사 준비로 수능 공부에 소홀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사)지식플러스 교육연구소 김기영 연구실장은 수능시험이 끝났다고 대학 입시가 끝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원 대학에서 대학별 고사를 실시할 경우 논술과 면접 준비가 필요하고, 정시의 학생부 작성 기준일이 12월 1일이어서 수능 이후에 시행되는 기말고사의 성적 관리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

김 실장은 "수능 가채점 결과에 따라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수능 이전에 원서 접수를 마친 수시 2차 모집 대학의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와 수능 이후 원서 접수를 실시하는 수시모집 대학에 원서를 접수할 것인지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대입에서 '수능은 실력, 합격은 전략'이라는 말처럼 자신의 성적을 토대로 전형 요소와 수능 영역별 유'불리한 것을 대학별로 점검하고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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