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밤마다 움찔대는 다리, 철분주사로 잡았다

계명대 동산병원 조용원 교수 하지불안증후군 새 치료법 개발

누워서 쉬거나 잠을 잘 때 다리에 불편하고 불쾌한 느낌이 드는 탓에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지역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에 의해 개발돼 세계 학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수면센터 조용원 교수(신경과)는 하지불안증후군의 새 치료법인 '철분주사요법'을 세계 저명 수면학술지인 '슬립 메디슨'(Sleep Medicine'2013년 14호)에 발표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수면건강과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만성적인 신경계질환. 지금까지 도파민제가 1차 약제로 사용돼 왔지만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장기간 사용 시 오히려 악화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조 교수는 철분 결핍이 하지불안증후군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는데 착안,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의료진과 함께 철분주사제를 이용한 치료 효과를 연구해 왔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중증 환자 25명에게 철분 주사(덱스트란)를 투여한 결과 17명(68%)의 증상이 상당히 호전됐고, 14명(56%)은 평균 33주간 기존 약물치료를 중단할 수 있었다.

국내의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360만 명에 이르며, 이들 중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도 2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개 잠들기 어렵거나 다리 움직임 때문에 자주 깨고,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려워한다. 특히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의 삶의 질은 당뇨병이나 고혈압보다 더 나쁜 것으로 조사돼 그만큼 사회적 손실이 큰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조용원 교수는 "현재 국내 치료 환자 중 약 20%가 도파민 치료제의 부작용을 경험했으며, 상당수 환자들이 약물 중단을 원하기 때문에 철분주사제는 새로운 대체요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철분주사제가 하지불안증후군에서 적응증을 인정받지 못해 보편적으로 사용될 수 없고, 드물게 과민반응도 존재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용원 교수는 국내 처음으로 하지불안증후군의 진단에 필수적인 기준과 표준화된 역학조사를 위한 설문지를 만들었고, 국내 유병률을 최초로 조사해 세계수면학회 및 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삶의 질이 만성질환인 당뇨나 고혈압보다 더 나쁘다는 결과를 국제 수면학술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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