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대구 동을)의 독자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한때 친박 대표 주자로 꼽혔던 유 위원장은 새누리당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 바른 소리를 하는 '미스터 쓴소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대다수 대구경북 의원들이 '친박 우산' 속에 머물며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과는 뚜렷한 차별성을 갖고 있다.
유 위원장은 고구마 줄기를 빗댄 '줄줄이 의혹' 논란을 사고 있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청와대가 강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또다시 '바른 소리'를 냈다.
유 위원장은 12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내정한 국무위원 후보를 국회가 청문회를 통해 검증하는 것은 그만큼 '대통령의 권한과 권위'를 보장하려는 것인데 여야가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후보를…"이라고 아쉬워했다. 국회로부터 '정치적 인준'을 받지 못한 후보를 청문회 과정을 무시하면서까지 임명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읽혔다. 새 정부에서 청문회를 받고도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국무위원은 김 장관 후보가 유일하다.
천안함 폭침 사건 직후 골프를 치러 갔고, 연평도 포격 사건이 있고서는 일본으로 온천 관광을 다녀왔던 김 후보는 무기중개업체에서 로비스트 활동을 했다는 의혹과 증여세 탈루와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받고 있다.
야당 거부로 무산될 수도 있었던 청문회는 유 위원장이 '협상력'을 발휘해 일단 문이 열렸지만, 경과보고서는 채택하지 못했다.
유 위원장은 지난해 이후 친박계 중에서 유일하게 '쓴소리, 바른 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2월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개정할 때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으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반대했고, "박 전 대표(박 대통령)가 제대로 된 보좌를 못 받고 있다고 본다"면서 용인술을 지적했으며, "대화에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며 소통능력을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대선 직전에는 "박 전 대표를 지지하지만 '자리 욕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저는 박 전 대표와의 관계를 상하, 주종, 고용주와 피고용주 관계가 아니라 '동지적 관계'라고 생각했고 도와드렸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박 대통령과) 역사인식이나 선거전략 등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다"고도 했다.
지역 정치권은 박근혜, 이상득 등 '큰 정치인'이 떠나면서 구심점을 잃은 대구경북 정치권에서 유 위원장의 행보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숙원인 K2 군 공항 이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18대 국회에서 국방위를 고집하고, 19대에선 국방위원장까지 하는 '집요함'을 보인 유 위원장이 앞으로 지역을 위해 정치력과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건강한 여당'이 되려면 당내에서 '상식'의 목소리를 내는 건전한 인사가 필요한데 유 위원장만 한 인물이 없다"고 평가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