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사랑 대구자랑] 355년 한방 문화 계승 발전을

대구약령시는 조선 효종 9년(1658년) 무렵부터 약재 수집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한 국책 사업의 일환으로 임의백(任義佰) 경상감사에 의해 당시 대구성의 객사(客舍) 부근 지금의 중구 대안동 근처에서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1개월에 걸쳐 주기적으로 개시되었던 전문 한약시장이다. 당시 약령시는 조선팔도를 포함한 중국과 만주, 러시아, 인도는 물론 유럽 등 세계 각지로부터 각종 약재와 약재상이 몰려들어 세계적인 한약물류 유통의 거점으로 명성을 떨쳤다.

일제 강점기에는 대구약령시가 독립운동에 필요한 자금조달과 연락의 거점이 되는 등 국권회복운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민족의식 함양의 계기가 된다는 판단에서 일제에 의해 지속적인 탄압을 받다가 1941년 결국 폐지되고 말았다.

대구약령시 한약업인들은 1978년 약령시 부활대책위원회를 결성한 이후 약령시의 명성과 전통을 부활시킴으로써 민족의약을 수호하고 한방 전통문화를 전승시키기 위해 지금까지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 개최(1978년)와 한약재도매시장 개설(1982년), 대구 명소의 거리 지정(1988년), 약령시보존위원회 문화법인 설립(1993년), 약령시 종합발전계획 수립(1999년), 약령시 테마거리 조성(2002년), 약령공원 조성(2003년), 한방특구 지정(2005년), 약령시 한의학박물관 운영(2011년), 약령시 지역연고육성사업(RIS) 추진(2011년~) 등의 여러 가지 사업들을 줄기차게 추진해 왔다.

이 가운데서도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는 한방문화의 정수로서 1978년 이후 해마다 약령시 일원에서 개최되고 있다. 약령시 사람들은 약령시 전통과 한방문화의 면면을 다양한 축제 행사로 구성하여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는 참신성과 한방문화의 전승가치,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 등을 인정받아 2001년부터 매년 정부에서 인정하는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되어 명실상부한 전국 축제로 발돋움하였다. 특히 약령시 개장 355년째를 맞는 2013년도 대구약령시한방축제는 문화관광 우수축제로 선정되어 한방문화를 창조적으로 전승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약령시는 약재를 사고파는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정신과 혼이 녹아있는 민족문화의 보고이다. 대구약령시는 선조들의 소중한 생업의 터전임과 동시에 민족의학의 지킴이요, 민족의식을 고양시킨 한방문화의 전승공간이기도 하다.

2013년인 올해는 대구약령시가 개설된 지 355년이 되는 해이다. 약령시 한방특구 사업의 순조로운 추진을 통해 대구약령시는 선조들의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도약시켜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대구약령시의 문화사적 의의와 가치를 올바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대구약령시 한의약업인들은 민족의약 전통을 보존하고 전승해온 주체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약령시 한방특구 사업추진에 적극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공영권 약령시보존위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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