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빨대로 표현한 거대한 도시 건축물

견고해 보이는 구조물이 유리상자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마치 신축 건물을 짓고 있는 공사 현장 같다. 하지만 그것은 검은색 빨대다. 재료에서 반전이 일어난 셈이다.

올해 봉산문화회관 유리상자 전시 공모 선정작 중 첫 번째 전시로 백장미의 작품 'RE:BORN'이 4월 7일까지 전시된다. 검은 빨대로 만들어진 구조물은 복잡한 그물망 형태로 만들어졌다. 자세히 보려 하면 할수록 어지럽다. 한발짝 떨어져서 보면 복잡한 이 구조물은 출입문과 창문, 벽체, 계단, 2층, 지붕, 탑을 갖춘 건축물의 다양한 요소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재빨리 건축물을 올리고, 허무는 현대인의 삶을 보여준다. 여기에 구조를 채워야 할 인간의 온기가 삭제돼 있다.

이를 두고 미학자 최창윤 씨는 "허공 속에 마치 연필로 거대하고 복잡한 도형물을 그린 것 같은 드로잉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정팔면체 구조를 기초로 연결한 이 구조물은 건축물을 연상시키면서 견고한 도시 건축물에 관한 작가의 기억과 빨대를 매체로 도시 공간의 본성을 새롭게 펼쳐놓는다. 053)661-3081.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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