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는 청소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인들도 또래 집단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노인학대 행위자 10명 중 3명 이상은 노인이었다. 노인학대 중에는 언어와 정서적 폭력으로 인한 피해, 즉 왕따 행위가 40% 이상을 차지해 신체적인 폭력(22%)보다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노인 왕따가 자주 발생하는 곳은 경로당. 몸이 불편하거나 경제적인 형편이 어려운 노인이 대상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자원봉사를 하는 이모(42'대구시 중구 대봉동) 씨는 "경로당 내에서도 은근히 재력이나 차림새 등으로 차별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노인집단 괴롭힘 예방프로그램을 개발, 경로당을 찾아 직접 교육하고 있는 대구중구노인상담소의 강난미 소장은 "실제로 노인들은 상대방을 괴롭힌다는 의식도 없이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 또 주변에서도 이런 문제에 대해 싸우면서 정든다며 방관하기 일쑤여서 해결하기 어렵다"고 했다. 특정인을 왕따 시키려는 노인들의 마음 안에는 가정에서 대접받고 있지 못한 데 따른 억압된 심리가 작용해, 자신보다 약한 노인에게 힘을 과시하거나 힘을 획득하고 싶은 욕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일반 모임에서도 따돌림을 당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백모(72) 씨는 "다른 사람의 말에 항상 토를 달며 잘난 척하거나, 있는 자랑은 도맡아 하면서 밥 한 그릇 사는 법이 없는 친구도 있다"며 이런 경우 종종 무리에서 따돌림당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화법이 너무 직설적이거나 공격적인 성향의 사람들,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사람들도 또래 집단에서 은근슬쩍 왕따가 되기도 한다.
중구노인상담소 왕따 예방프로그램의 또 다른 이름은 '보듬고 함께 가는 노년친구'이다. 나이가 들수록 모자라면 서로 보듬어서 채워주고, 힘겨우면 어깨를 나누며 더불어 나아가자는 의미일 것이다.
김순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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