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술 자료는 뭐든 수집합니다…전문 도서관 설립 꿈"

오랫동안 원서 전문 서점과 갤러리를 운영해온 허두환 대표는 미술전문 도서관을 꿈꾸며 자료를 모으고 있다.
오랫동안 원서 전문 서점과 갤러리를 운영해온 허두환 대표는 미술전문 도서관을 꿈꾸며 자료를 모으고 있다.

최근 역사가 30년이 넘은 한 화랑이 리모델링을 했다. 30여 년간 쌓인 각종 미술 관련 책이나 자료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마땅히 이를 줄 데가 없었다. 대구미술관도, 대구시도 문화아카이브 사업을 한다고 하지만, 정작 문화 현장에서 이 자료들을 모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자료들은 결국 허두환 주노아트갤러리 대표와 수성아트피아가 자료의 중요성을 알고 모아두었다.

허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미술전문 도서관'을 꿈꾸며 본격적으로 미술자료 수집에 나서고 있다.

원서 전문 서점인 아카데미서적센터를 30여 년째, 그리고 주노아트갤러리를 7년째 운영하고 있는 허 대표는 미술전문 책들이 모여 있지 않아 늘 아쉬웠다. 그는 우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 중심으로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아카데미 서적 서가에는 화가, 디자이너, 사진가, 건축가 등 작가별로 원서 책이 나란히 꽂혀 있다. 클림트, 잭슨 폴록, 고흐 등 유명 작가들은 한 작가당 여러 권의 책들이 모여 있다. 그가 소장하고 있는 미술책은 1만 종에 3만 권. 작가의 작품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팝업 형식의 책, 아주 작은 책, 한 권에 1천만원 가까이하는 책 등 희귀한 책들이 많다.

"원서 전문 아카데미 서적을 30여 년간 운영해왔고 또 갤러리를 7년간 하면서 특히 미술 전문 서적에 관심이 갔어요. 책과 미술 두 가지 모두를 알고 있는 게 장점이에요. 책 욕심이 많아서인지 계속해서 모으고 있죠."

그는 특히 800종, 2만5천 권에 달하는 소더비 경매집을 중요한 자료로 꼽는다.

"소더비 경매집 800종이 있어요. 오래전부터 눈독을 들이다가 3년 전 우연하게 제 손에 들어왔죠. 외국에도 잘 없는 자료예요. 이 자료를 보면 현대미술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작가별로 부침한 흐름에 알 수 있어요. 도록에 실리지 않은 작품도 경매에 거래되는 경우도 있으니, 세세하게 알 수 있죠."

미술 전문 도서관을 꿈꾸고 있는 그는 주변의 미술 자료들을 모아 일일이 바코드를 따로 만들어 분류하고 있다. 개인이 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지 않으면 자료가 모두 사라질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는 아카이브는 한 사람이 변치 않고 꾸준하게 노력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쌓이면 역사가 되고, 그 역사가 문화가 되죠. 그게 제겐 힘이 돼요. 혼자서 할 일은 아니지만, 우선 160여 평의 서가가 있으니까 책을 모으는 일이 가능하죠."

그는 작가나 학자들이 가진 소중한 자료들이 이사를 한 번 할 때마다 사라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일단 콘텐츠를 갖추고 난 후 행정기관이든 개인 메세나든 문을 두드려볼 생각입니다. 미술 관련 책이 있으면 연락주세요. 제가 다 거둬들이겠습니다. 2만 종, 5만 권 이상이 되면 본격적으로 미술전문 도서관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010-3588-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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