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입 전형의 다양화…특색있는 학교가 좋은 학교다

대입 전형이 다양화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고교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우수한 신입생을 선발하려는 대학들의 눈길이 학생 개인을 넘어 각 학교까지 꼼꼼하게 점검하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 이른바 학교 프로파일이다.

대학들은 지원자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자료로 학생부나 자기소개서, 실적물 입증 자료 등 개인적인 서류 외에 지원자가 재학 중인 고교의 현황을 알 수 있는 학교 프로파일도 중요하게 반영한다.

학교의 특징이나 장점 등을 보여주는 학교 프로파일은 지원자들이 제출하는 실적의 상대성을 평가에 반영하기 위한 요소다. 학생들이 주어진 학교 환경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해 생활했는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된다. 지원자의 학교 교육과정이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교과목이 개설됐는지, 전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특색 있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인지 등을 고려해 개인의 우수성 정도를 상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독서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는 학교에서 독서 분야 실적이 뛰어나거나, 인성 교육 분야가 우수한 학교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했다면 다른 학교의 학생보다 더 좋게 평가하는 식이다. 학교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학생 개인을 더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학교 프로파일을 제대로 만들려면 각 고교의 고민과 노력이 필수적이다. 교육과정 편성의 자율권이나 창의적 체험 활동, 방과후수업, 토요 휴업일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지역의 여건과 학생들의 조건에 맞춰 학교의 특색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틀에 박힌 교육과정, 고만고만한 보충수업과 야간 자율학습처럼 전국의 모든 고교가 운영하는 방식에 빠져 있으면 손해는 결국 학생들이 보게 된다. 대학이 학생 개인의 상대적 우수성을 평가할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특목고나 자율고들이 앞다퉈 특색 있는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들어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꾀하고 진로'학과 관련된 프로그램이나 인성교육 프로그램 등 학교 프로파일을 충실하게 만들어가는 고교들이 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학생들도 이제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부합하고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활동이라면 주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중학생들이 어떤 고교가 내게 맞는지, 대학 진학에 유리할지 선택하는 기준도 당연히 여기에 맞춰져야 한다.

김기영 (사)지식플러스 교육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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