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스마트폰·현대기아차 고전에 고용 한파

국내 양대 그룹 주력제품 성적표 실어률 좌우

현대와 삼성 등 국내 양대 그룹 주력제품 판매 저조가 국내 경기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최근 자동차와 스마트폰이 외국산에 밀리는 현상이 나타나자 국내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최근 승부수를 띄웠다. 자사 제품과 일본을 비롯한 타사 제품을 모두 구입해 놓고 소비자들에게 비교 시승을 하고 있다. 현대차나 기아차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외국제 차량을 무료로 시승하게 하면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자는 전략이다. 이 같은 홍보는 상품의 질이 여간 높지 않고서는 자신할 수 없는 마케팅이다. 오히려 비교 시승을 통해 자사 제품이 밀리기라도 한다면 긁어 부스럼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마케팅이다. 현대'기아차가 벼랑 끝 승부수를 두는 이유는 외국산 자동차의 침공에 그대로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는 비장함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 시장 성장률은 각각 -2.3%, 2.2%를 기록했다. 올해 판매대수 전망치는 이보다 0.8% 줄어든 140만 대, 2년 연속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차들의 도전이 거세다. 지난달 미국에서 도요타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6%, 혼다는 12.8% 각각 증가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 피해로 생산 부족에 시달리던 일본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살아난 것이다.

반면 2011년 미국시장에서 9% 점유율을 돌파해 10%를 넘보던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지난달 급격히 떨어졌다. 현대'기아차의 올 1월 미국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월(8.6%)보다 0.9%포인트 하락한 7.7%에 그쳤다. 도요타가 1년 사이 13.6%에서 15.1%로 상승한 것과 극히 대조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주력제품 스마트폰 갤럭시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애플에 내줬다.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1위 업체 자리를 뺏긴 것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최근 "작년 4분기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매출액에서 애플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42.7%였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28.7%였다. 두 회사의 점유율 차이는 14%p.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출하 대수와 매출액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던 삼성이 애플에 제자리를 내준 것이다.

주력 상품들의 패전 소식이 들리자 국내 고용률은 바닥을 쳤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취업자는 2천398만4천 명으로 1년 전보다 20만1천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9월 68만5천 명까지 올랐다가 이후 거의 매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2월의 취업자 증가 규모는 2010년 2월(12만5천 명)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중 고용률도 62.7%로 전달에 비해 0.3%p 떨어졌다. 박근혜 정부는 고용률을 임기 내에 70%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2월 실업률은 4.0%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내려갔지만 비경제활동인구는 같은 기간 40만9천 명이 증가했다.

특히 청년들의 고용사정은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 20대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5만9천 명 줄었다. 감소세가 10개월째 이어진 데다 감소폭도 2009년 3월(16만2천 명) 이후 최대치다. 20대의 고용률은 55.3%로 외환위기 여파로 고용 한파가 닥쳤던 1999년 2월(55.1%) 수준으로 악화됐다.

20대 실업률도 9.0%로 2011년 3월의 9.3%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는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는 데다 구인'구직 수요가 일치하지 않는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청년층의 고용사정이 악화하고 있다고 봤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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