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상 떠난 '도호' 창업자 아들의 사모곡

김영석 부사장 뜻깊은 추모

"어머님의 빈자리가 너무 큽니다. 어머님의 꿈이셨던 '세계인이 입는 도호'를 꼭 이뤄내겠습니다."

작년 4월 세상을 떠난 대구의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 도호(Doho)의 창시자인 고 도향호 씨 기일을 한 달여 앞두고 아들 김영석 혜공 부사장은 뜻깊은 추모식을 마련했다. 서울과 대구에서 전시회 및 출판기념회를 열어 디자이너 도 씨의 일생을 되짚어보고, 그가 창시한 브랜드 '도호'(Doho)의 뿌리를 다지기 위해서다.

"아들로서뿐만 아니라 회사 임원으로서 창업자의 타계 소식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직원들과 어머니의 첫 기일을 의미 있게 기려보자는 이야기를 나누다 일생을 다룬 책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김 부사장은 회사 직원들과 후배 디자이너, Doho의 고객들로부터 디자이너 도호에 대한 이야기와 이미지들을 모아 1년여 작업 끝에 책으로 엮어냈다. 또 김 부사장은 브랜드 Doho의 2013년 봄여름 컬렉션을 대신해 21일 대구 508갤러리에서 3일간 'DOHO memorial exhibition'을 주제로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회사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김 부사장은 갖가지 일을 직접 처리하면서 고군분투했다.

그는 "알게 모르게 타격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좀 더 긴장했고 더욱 열심히 바이어를 만났다"며 "도호 고유의 스타일을 잊지 않기 위해 품평회에도 직접 참여해 브랜드 색깔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요즘에도 어려운 순간이 오면 어머니의 조언이 그리울 때가 많다.

그는 "지금 생각하니 어머니가 나의 결혼을 서둘렀던 이유가 당신이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와 아들, 남자 둘만 집에 남아있을 걱정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해 여성 의류 경기 악화로 많은 패션기업들이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도호는 한 자릿수 감소에 그쳐 매출감소를 최소화했다. 김 부사장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만큼 더 열심히 뛰었던 덕분이다.

그는 "회사 성장을 위해 상품을 더욱 다양화하고 고객의 요구에 맞는 도호 스타일을 갖추겠다. 중국과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으로의 진출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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