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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시 합격자 비율, 대구 7대도시 중 최하위권

'바뀌는 입시 제도 못 따라가는' 대구 고교들 진학지도

대구 고교와 대구시육청이 급변하는 대입 제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입시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시교육청이 앞장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계명대에서 열린 매일신문사 주최 대입 설명회에 모인 학부모들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 고교와 대구시육청이 급변하는 대입 제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입시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시교육청이 앞장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계명대에서 열린 매일신문사 주최 대입 설명회에 모인 학부모들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 수성구 한 고교의 학부모 A씨는 최근 매일신문사가 주최한 제1회 대구경북 청소년 학술대회 참가 건을 두고 학교 측이 보인 행태에 고개를 젓고 있다. 자녀가 준비하던 논문이 있었으나 학교 측으로부터 이 대회 개최 안내를 미리 받지 못해 참가 접수 시기를 놓친 것. 수시모집 때 낼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좋은 소재라고 생각했으나 허사로 돌아갔다.

그는 "시교육청이 사전에 안내 공문을 보내고 대회운영위원회가 별도로 홍보 우편물까지 발송했다는데 학교에서는 홍보가 부족해 몰랐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반성할 기미도 안 보였다"며 "이런 학교에 아이를 맡겨야 한다니 서글프다"고 했다.

학부모뿐 아니라 고교 교사들 사이에서도 지역 고교가 변화하는 대입 제도에 발맞추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고교 B교사는 대학 입시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과 노력이 부족하다고 고백했다. 대부분 교사가 새로운 전형이 생기면 이 전형이 어떤 학생을 선발하려는 목적에서 만든 것인지, 자기 학교 재학생 중에선 어느 학생이 어울릴지, 앞으로 입시 체제가 어떻게 변할지 등을 분석하지 않는다는 것.

그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맞춤형 수시 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의문"이라며 "교원단체들도 시교육청이 전체 고3 담임에게 입시 관련 연수를 시키는 게 경쟁교육을 부추긴다며 문제 삼는데 그것이 다섯 달 뒤면 대입 원서를 써야 할 고3 아이들을 책임지는 자세냐"고 했다.

C교사는 "다수 고교가 여전히 무조건 학생들을 붙잡아만 두는 야간 자율학습, 정규수업의 연장이거나 수능시험 문제 풀이에 그치는 보충수업을 하는 등 수시 위주로 변하고 있는 입시 환경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학교 측에 지금 변하지 않으면 늦다고 이야기를 해봐도 수능 성적이 괜찮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라고 했다.

D교사는 "교사들 중에서도 잘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보다 입학생 수준이 낮다는 불평만 해대고 진학 담당도 아닌데 왜 입시 제도를 공부해야 하느냐는 말을 자연스럽게 내뱉는 걸 보면 기가 막힌다"며 "지금은 모든 고교 교사들이 대입 제도를 이해하고 학생들을 지도해야 하는 시대"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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