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일상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스쳐 지나가는 그 많은 사람 중에 과연 우리는 몇 명을 기억하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 또한 타인이 기억하는 그 몇 명에 들어가 있을까? 그렇다면,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1980년대 말 외국에서 체류한 적이 있다. 집안형편이 어려워서 두 달 정도 체류비만 들고 유학길에 올랐다. 3단 가방에 들어 있는 것은 옷가지와 책 그리고 코펠 하나가 전부였다. 어렵게 방을 구하고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서 여기저기를 다니다가 우연히 집 앞에서 동네 할머니를 만났다. 그 할머니는 내가 한국에서 온 것을 알고 더욱 반갑게 인사하면서 어떤 도움이라도 주려고 했고, 결국은 할머니 본인에게는 필요 없지만 내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사용하지 않는 중고밥솥과 주방용품을 주셨다.
벌써 20년이 훨씬 지났지만, 그때의 고마움이 아직도 생생하게 내 머리와 가슴에 따뜻하게 남아있는 것은 왜일까? 우리는 가끔 다른 지역을 여행하거나, 우리 지역에서 타지역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때 만난 사람들의 언행을 보면서 그 사람을 평가하기보다는 그 지역을 평가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타지역을 여행할 때 친절한 인상을 준 현지인을 만났다면 아마도 우리는 그 현지인을 칭찬하기에 앞서 그 지역사람들 참 친절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역으로 그 한 사람의 불친절 탓에 그 지역이 불친절한 도시로 전락한다. 그리고 오래전에 호주 시드니항 유람선에서 마술사와 여행객들이 같이 참여하는 마술을 체험한 일이 있다. 이 추억은 호주 시드니 하면 너무 즐거웠던 기억 그리고 다시 또 가 보고 싶은 곳으로 남아있다. 이렇게 사람이든 도시든 타인에게 남아있는 기억이 있다. 우리 대구는 어떨까? 대구를 방문한 여행객들에게는 대구라는 도시는 어떻게 남아있을까? 친절한 도시? 재미있고 즐거웠던 도시? 그래서 다시 방문하고 싶은 도시일까?
최근 주간매일 동호동락 기사를 보면서 이런 대구를 꿈꾸어본다. 대구의 모든 시민들이 한 가지의 마술이라도 습득해서 여행객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줄 수 있는 재미있는 도시 대구! 신천 잔디밭에 전국 가족 캠핑대회를 열고 마술쇼를 하고 가족 연날리기, 낚시대회, 사생대회도 하면서 가족들과 힐링하면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대구! 그런 대구의 모습을 여행객들에게 각인을 시키면 어떨까? 그리고 올해 초부터 매주 목요일 연재되고 있는'대구사랑 대구자랑' 기사는 대구 토박이인 나에게도 생각하지 못했던 대구의 모습을 일깨워주고 대구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이 두 기사의 공통점은 대구시민들과 매일신문이 같이 한다는 점에서 더욱 애착이 간다. 이처럼 대구시민과 매일신문이 어우러져 함께 하는 가칭 '마카다 대구오이소' 캠페인기사 코너도 만들어서 여행객들이 꼭 찾고 싶은 도시 대구를 만드는데 매일신문이 선도하면 어떨까? 자식의 손자까지 사랑받는 대구시민의 매일신문이 되길 바란다.
서영학/내일투어 대구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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