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할 때, 우리는 그 '결핍'을 의미 있는 다른 사람을 통해서 메우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행복과 정체성이 타인에게 의존해야 유지된다는 것은 위험스럽기 짝이 없는 일일 것이다.
필자의 '상담 뜨락'으로 종종 관계중독을 열병처럼 앓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때때로 그들의 표정은 너무나 무표정하고 냉담하여 강렬한 나머지 '마른 꽃'에서 느끼는 생명력이 단절된 건조함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른바 그들의 관계중독에 대한 갈망이 그들이 추구하는 '환상'을 통해 상담 장면에서조차도 재연되는 경우 그들과 긴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관계중독은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가 옳지 않은 것임을 알면서도 헤어나지 못하고 매여 있는 관계를 의미한다. 이들은 이성 관계에 있는 특정한 사람에게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필요한 심리적 욕구의 목적을 채우기 위해 맺고 있는 '관계' 그 자체에 집착을 하고 중독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를 버리는 사람이 있으면 그 빈자리를 아무도 모르게 메워 '자기를 유지시켜 줄 새로운 관계'를 확보함으로써 '병리적 의존'의 고리를 계속해 연결해 나가는 경향을 보인다.
이렇듯 관계중독은 의존성의 문제를 동반하며 치명적인 심신의 상처를 감수하고라도 자해적 성향으로 사람을 통한 '관계' 욕구를 포기하지 않으려 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정신질환의 하나인 '의존성 인격장애'로 발전하기도 해서 정신과적 치료나 상담심리적 치유개입이 요구되기도 한다.
심리상담학 치료적 관점에서 미완성, 공허'절망'고독함'버려짐에 대한 두려움, 배신에 대한 분노의 감정과 욕구좌절 등의 결핍은 관계중독의 기초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들 요소의 출처는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두말할 나위 없이 '부모의 결핍된 보살핌'과 '소외된 환경의 흔적'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들의 관계중독은 치유적 개입이 없는 한, 결핍된 양육에 대한 '한 조각의 환상'을 찾으려고 일으키는 그들 나름의 최상의 선택일 수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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