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대화가 필요치 않은 시대가 됐다.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볼 필요도 없고 친구한테 '어떤 음식점이 맛있느냐'고 조언을 구하지 않아도 된다. 여행 중 옆에 앉은 이와 심심함을 달래고자 대화도 하지 않는다.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연인들이 서로 연락하기 위해 편지나 이메일을 주고받는 일도 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 '카카오톡'(이하 카톡)으로 짧은 문자를 주고받으면 끝이다. 이별할 때에도 카톡의 관계 설정을 간단히 업데이트 하면 끝난다.
친목 도모를 위해 만들어졌던 '계'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굳이 학창 시절이나 군 시절의 친구들을 찾지 않아도 카톡 등으로 나이, 지역에 관계없이 친구들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동호회도 마찬가지. 카톡에 관심과 사랑을 빼앗겨 그 세가 점점 위축되고 있다. 대구지역 한 고교 출신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사진 동호회 '한가람회'는 지난 추석을 기점으로 해산했다. 20여 명에 이르는 회원 대부분이 직접 모임을 하는 것보다 카톡 등으로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데 열심이었기 때문이다.
도건우 2040미래연구소 소장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가족 간은 물론 친구 간에도 대화가 없어지고 있다. 정중한 태도 역시 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이 확대되면서 사이버 공간이 낳은 익명성의 부작용이 그대로 옮겨 오고 있어서다. 만약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우리 사회는 점차 삭막해 질 것임이 틀림없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든다고 하지만 적절한 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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