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인 코데이가 쓴 '태도'라는 책에 나오는 글이다.
"배 한 척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항해하고 있었다. 선장의 눈앞에 갑자기 붉은 불빛이 나타났다. 이대로 그 불빛과 충돌할 판이다. 선장은 긴급 메시지로 '항로를 동쪽으로 10도 돌려라'고 무선으로 보냈다. 상대방이 연락이 왔다. '안 됩니다. 당신이 서쪽으로 트시오.' 화가 난 선장은 '나는 해군 함장 대령이다. 당신이 변경하라'. 몇 초 후에 두 번째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저는 이등수병이지만 바꿀 수 없습니다. 그쪽에서 항로를 변경하십시오.' '이 배는 전함이다. 우리는 항로를 바꿀 수 없다.' 그러자 퉁명스런 메시지가 돌아왔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여기는 등대입니다.'"
나는 이 글을 읽고 그 장면을 상상하면서 속으로 크게 웃은 적이 있다. 그러면서 내 부끄러운 모습을 보게 해 주었다.
이 이야기는 그야말로 수십 년 전 아날로그 시대의 상황을 배경으로 한 장면이다. 우리는 이따금 이 해군 함장처럼 쓸데없는 고집을 부릴 때가 얼마나 많은가?
'나는 남자인데' '이래도 이 가정의 주부는 나인데' '내가 부모인데 나를 무시하나' '나는 성직자인데' '나는 너보다 많이 공부했고 더 똑똑한데' '나는 직책이 높은 상관인데'….
그야말로 자기식의 자만으로 고집을 부리다가 낭패당하고, 관계가 깨어지고, 어떨 때는 부끄러움을 당할 때도 많이 경험하게 된다.
무언가와 부딪치는 상황이 생겼는가? 내 쪽에서 항로를 바꾸면 된다. 즉 내 쪽에서 태도를 바꾸면 상황이 반전되고 부딪칠 뻔했던 관계가 서로 손짓하며 지나가는 관계가 된다.
자만은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태도에서 고쳐지고 치유된다. 조금만 자존심을 내려놓아라. 그리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더 이상 고집 부려서 도움 될 것 없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된다. 그리고 고집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수용하는 태도에서 고쳐지고 치유될 것이다. 내 자만과 고집을 잠시 내려놓으면 두 사람 모두 웃게 된다.
노먼 필은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 고 했다. 잘못된 고집을 '옹고집'이라고도 한다. 사고가 굳어진 것처럼 위험한 것은 없다. 노인의 심리적 특성도 '고집스러움'에 있다. 그렇다면 고집과 자만은 죽어가는 성질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자신만 죽어갈 뿐 아니라 주변 사람을 괴롭게 하고 고통스럽게 만든다.
성경에 '온유한 사람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마태복음5:5)라고 했다. 자만과 고집을 버리고 부드러운 사람 즉, 온유한 사람이 되어보자.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모두 얻게 되리라.
황용대 대구성삼교회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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