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우리는 말을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것보다 말을 해 버림으로써 후회하는 일들이 많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오히려 침묵이 나을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사람들은 말(言)로 인하여 상처를 받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자신도 모르게 뱉어버린 말들이 예기치 않은 일이 되어 곤경에 빠질 때가 더러 있다. 뱉어버린 말은 주워담을 수가 없으므로 한마디 한마디 조심을 기해야 되는 것이다.
며칠 전, 출근길에 황당한 일을 겪게 되었다. 직진 신호가 바뀌어 1차로에서 빠른 속력으로 달리던 중 옆 차로 차량 한 대가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고 어중간하게 두 차로에 걸쳐 달리고 있었다. 사고의 위험성이 다분하여 클랙슨을 울렸다. 신호가 바뀌고 네거리에서 정지하게 되자 다짜고짜 차에서 내린 남자가 욕부터 내뱉는 것이다. 진행방향을 알리지도 않은 자신의 잘못은 안중에도 없고 "운전하는데 왜 경적을 울리느냐"며 횡설수설하는 것이 마치 개선장군인줄 착각하는 듯했다.
운전을 하다 보면 별의별 일을 다 겪는다고 하지만 이런 경우는 참으로 황당했다. 거기에다 상대가 여자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더욱더 큰소리로 욕설을 퍼붓는 것이다. 심지어 "여자가…"라며 폄하하는 자와 맞서자니 같은 사람이 될 것 같아 스스로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없었다.
가끔 봉사단체 사무실에서 전화 통화를 주고받을 때가 많이 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상대방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여 무턱대고 막말부터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하인 다루듯 다그치며 상대방의 입장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제 말만 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상대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으니, 보이지 않는 언행도 상대방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왜 생각지 못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그럴 때마다 그 사람들과 각을 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때로는 헛웃음으로 스스로를 달래보기도 한다.
말을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자신의 인격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막말로 인하여 자신의 인격이 거리에 내던져지고 타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본다면 그렇지 않으리라. 서로 배려하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의 긍정적 언어습관을 기른다면 이처럼 말로 인한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
'한마디의 말로 하는 타격이 칼로 한 번 휘두르는 것보다 더 깊이 찌른다'라고 한 버턴의 명언이 생각난다. 행여, 나 자신도 누군가에게 가슴 아픈 말은 내던지지는 않았는지….
윤경희<시조시인 ykh646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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