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싱 불똥`에 경찰 `업무마비 지경`

'스미싱 불똥'에 경찰 "업무마비 지경"

웹사이트 링크가 포함된 문자메시지. 인터넷 연결 주소를 누르면 악성코드를 주입해 돈을 가로챈다. 대구경찰청 제공

스마트폰을 이용해 소액결제를 유도하는 스미싱(Smishing) 피해 신고가 폭증하면서 경찰 사이버수사팀의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대구지역 경찰서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가 이달 18일 경찰 확인만 있으면 스미싱 피해자에게 피해액을 돌려준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스미싱 피해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

수성경찰서의 경우 18일 이후 하루 평균 스미싱 사건은 20건으로 18일 이전 하루 평균 7건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동부경찰서도 같은 기간 하루 2, 3건에서 하루 5건으로 늘었다.

수성경찰서 관계자는 "사이버범죄수사팀에서 하루에 처리하는 전체 사건의 80%가 스미싱 피해 사건"이라고 말했다.

스미싱 수사에 경찰력이 집중되면서 인터넷상의 다른 범죄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최근 들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버 명예훼손이나 인터넷 도박, 음란물 단속은 물론 인터넷상의 저작권 문제 등 다른 업무는 엄두도 내기 어렵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에 신고하기 귀찮아하던 소액 피해자들이 통신사의 환불 소식에 앞다퉈 경찰서를 찾고 있다"며 "1만원 남짓한 적은 액수도 압수수색영장을 받아 몇 달에 걸쳐 수사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스미싱 사건에 골머리를 앓는 이유는 장기간 수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통상 경찰은 스미싱 피해가 접수되면 증거 확보를 위해 법원의 영장을 받아 통신회사와 소액결제 대행사 등에 자료를 요청한다. 통신사에서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소액결제 회사를 추적하면 돈은 이미 다른 게임회사로 넘어간 뒤다. 그러면 다시 영장을 발부받아 게임회사를 수사한다. 하지만, 가상 사이트나 중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둔 경우가 많아 수사의 어려움을 겪는다. 피의자를 밝혀낸다 하더라도 차명계좌인 경우가 있어 허탕을 치기도 한다.

수성경찰서 김이환 사이버범죄수사팀장은 "무작정 경찰 수사에만 맡기지 말고 이동통신사들이 나서서 소액결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결제금액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등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며 "시민들 역시 스마트폰 백신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 스미싱 범죄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스미싱(Smishing) 이란?

문자메시지를 뜻하는 SMS와 낚시를 뜻하는 Fishing의 합성어. 스마트폰에 웹사이트 링크가 포함된 문자 메시지를 보내 휴대전화 사용자가 문자메시지에 적힌 인터넷 연결 주소를 누르면 악성코드를 주입해 돈을 가로채는 새로운 해킹 범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