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처럼 또 봄은 왔다! 근사한 햇살 속을 산책하며, 의료인으로서의 근성을 버리지 못하고 '건강한 행복'을 생각해 보았다. 그럼 건강한 행복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로움이 으뜸인 것 같다. 속된 말로 돈 드는 것도 아닌데, 너무 간단한데, 우리들은 왜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일까? 오늘은 내 탓도 남 탓도 아닌 환경 탓을 좀 해 보아야겠다.
다윈의 진화론과 같은 거대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 우주의 모든 삼라만상은 각자에게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변화하며 또한, 퇴화 사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들이 추구하고 있는 현대 물질문명의 창조적 과학의 힘은 우리 인간들을 긍정적 방향으로 진화시키고 있는 것일까?
현대과학의 키워드 같은 스마트한 세상을 예로 살펴보자. 필자의 생각으로 스마트한 세상이란, 하드웨어나 디바이스 기기를 기반으로 하면서,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시공간의 초월을 향한 기술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기술은 필연적으로 속도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게 되며, 결과적으로 인간 삶의 속도 환경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상당한 시간과 공간을 경유해야 했던 의사소통이 자판을 두드리는 순간, 지구 반대편은 물론이고 우주 공간까지 동시에 전달된다. 이렇게 인간들의 생활 속도 환경은 개인의 개성이나 극복 능력의 유무를 가리지 않고, 선택의 여지도 없이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그 이상의 속도로 21세기를 점령하고 있다. 이러한 삶의 변화된 속도 환경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단위 시간 동안에 물체가 이동한 거리 즉, 속력이 따라가 주어야 하는데 인간의 DNA 속력에는 한계가 있다.
도시인은 피곤하다. 힘들다. 삶이 괴롭다. 왜? 삶의 변화된 속도 환경을 개개인의 인간 DNA 속력이 따라갈 수 있을까…? 일 년을 길러 명절날 사위 오면 잡아주던 씨암탉을 한두 달 만에 식용으로 대량 생산하자니, 항생제 덩어리로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 두려운 현실이다.
그러하니 정신인들 온전할 수가 있을까? 요사이 뉴스를 보라! 불법, 살인, 고소, 추행, 싸움, 사고, 이변들뿐이다, 뉴스만 보면 이 세상은 지옥이다! 심지어 이 시대 선량들인 국회가 싸우다 싸우다 국회선진화법이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국회싸움방지법을 만들더니 이걸 또 고치자고 싸우는 걸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이제 우리 모두 우리에게 삶의 적절한 속도 환경을 설정하여 인간의 속력으로 살아야 한다. 올레길 걷기, 템플스테이 같은 현상들이 바로 삶의 속도 환경에 지친 사람들이 스마트한 속도가 아닌 자신 삶의 속도 환경을 돌아보고, 자신의 속력을 조절하는, 지혜로운 사람들의 자기 치유 현상이다.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고 하지 않았던가? 자신의 페이스를 잃고서 무조건 신기록을 내겠다고 달려가다가는 반도 못 가서 쓰러지는 것이다.
세상이 스마트의 좋고 편리함을 아무리 외쳐도, 스스로를 한 번 되돌아보자! 누구를 위한 스마트인가? 너도 그도 아닌 나의 스마트가 되어야 한다. 나에게 맞는 맞춤형 스마트를 세팅할 수 있는 지혜로운 생활인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자신에게 최적화된 삶의 속도 환경을 제어할 수 있다면, 마음에 여유로움이 생겨날 것이고, 그러면 진정한 행복과 건강이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어떻게 하면 삶의 속도 환경과 나의 DNA 속력이 조화를 이루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해답은 위대한 자연(自然)과의 교감에 있다. 자연과의 교감을 상실한 생명체는 생명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잃어버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연과의 교감은 생명의 본성을 자각하게 하며, 그러한 자각은 자아를 발견하게 한다.
이처럼 자연과의 교감을 통하여 건강한 행복을 얻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걷는 것이다. 걸어야 한다! 미국의 문화비평가이며 환경운동가인 레베카 솔닛의 저서 '걷기의 역사'(A History of Walking)에서는 "직립 보행이 인간성의 기원을 보여 주는 최초의 표시"라고 했다. 다른 말로 좀 둘러치면 오늘날 걷지 않는 사람은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아니라는 말이다. 걸어야 인간이다!
자연과 교감하며 말없이 생각하며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은 반드시 건강한 행복을 선물할 것이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봄날이 가고 있다! 말도 없이….
변준석/대구한의대 의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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