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상고등학교 학생들이 대학교수들과 함께 논문집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경상고가 발간한 논문집은 2학년 학생들이 참여한 '다른 나라, 같은 나라'. 지난 겨울방학 동안 인문계열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사회과 과제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 결과물을 엮은 책이다. 프로그램을 이끈 김재홍 교사는 "인문학 소양을 키우고 깊이 있는 주제 연구 등 자기주도적 학습법을 익히는 데 도움이 주려고 기획한 것"이라고 했다.
참가 학생들은 경북대 인문대 김정철'채수도 교수의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하면서 논문을 완성했다. 이 책에는 독도와 센카쿠열도 등 동아시아 영토문제에 관한 연구, 독일 통일을 통해 바라본 남북한 통일 문제, 다문화 사회 문제, 동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경제적 통합 문제, 세계 경제 위기에 관한 연구 등 다양한 결과물을 담았다.
학생들은 연구 주제를 정한 뒤 자료를 수집,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과정 속에서 탐구 능력과 창의력, 문제 해결력을 키웠다. '세계 경제 위기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작성한 김성훈 군은 "함께 자료를 수집해나가면서 친구들과 더욱 가까워지고 사회과목에 대해 깊이 있는 공부를 하는 계기가 됐다"며 "논문은 교수님들만 쓰는 게 아니라 나도 충분히 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했다.
경상고는 지난해 말에도 대학과 학술교류 후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경북대 열린인문학센터와 협약을 맺고 1'2학년 학생 6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22시간에 걸쳐 '인문학교실'을 운영, '고등학생의 눈으로 본 인간과 과학'을 발간했다.
학생들은 문학과 역사'철학 등 인문학 특강 외에도 인문학 보고서 쓰기,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 과학적 사고와 글쓰기, 화법 능력 강화 수업을 경험했다. 이후 '루소의 전체의지와 일반의지의 관계를 설명하고, 이를 근거로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대안을 논하라', '우리 생활 주변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과학적 사실을 찾아 이것들이 우리가 사는 생활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써보라'를 주제로 쓴 글 63편을 책에 담았다.
경상고 권희태 교장은 "과학 중점 학교여서 관련 교육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지만, 인문학적 소양과 자질을 키우는 것도 빠트릴 수 없는 요소"라며 "인문'사회 현상에 대한 안목을 넓히도록 유도해 세계화 시대에 적합한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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