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연구진이 고혈압 치료의 단서가 될 '염류코르티코이드'의 새로운 작동 메커니즘을 처음 규명했다.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김인겸(51) 교수와 경북대 심혈관연구소 이해암(38) 연구교수는 최근 우리 몸의 70%를 구성하는 체액을 조절하는 염류코르티코이드를 통해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획기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심장협회가 발행하는 SCI 저널인 '순환기연구' 3월호에 게재됐다.
우리 몸은 체액이 일정 비율로 존재해야 정상적인 순환이 가능하다. 체액 조절에 장애가 생기면 부종뿐만 아니라 고혈압, 심부전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염류코르티코이드는 체액량을 조절하는 중요한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은 콩팥에서 나트륨을 재흡수하고 칼륨 분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일종의 수송체를 만드는 기능을 한다. 쉽게 말해 콩팥에서 나트륨을 흡수하는 호르몬인 셈.
우리 몸에 들어온 나트륨은 실제로 99% 이상 배출된다. 하지만 이 중 극히 일부가 콩팥에 재흡수되는데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염류코르티코이드라는 호르몬이다. 만약 이 호르몬이 활성화되면 밖으로 배출돼야 할 나트륨을 다시 끌어당겨 '재흡수'하는 기능이 활발해지고, 결국 콩팥에서 나트륨 흡수량이 늘어난다. 체내에 나트륨 흡수가 늘면 이를 조절하기 위해 체액(세포 밖에 존재하는 체액의 25%가 혈액임)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혈압도 높아진다. 반대로 염류코르티코이드가 제 역할을 못하게(아세틸화시켜서) 해서 나트륨 흡수를 줄이면 혈압도 떨어진다.
김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염류코르티코이드가 아세틸화되면 더 이상 '전사(활성)인자'로 작용하지 않아 체액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치료가 힘든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경우 여러 약제를 투여하더라도 혈압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염류코르티코이드를 아세틸화시키는 약제를 개발하게 되면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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