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해답은 학생들이 알고 있다

김영주 대구 동부교육지원청 생활지도팀 장학사
김영주 대구 동부교육지원청 생활지도팀 장학사

2011년 12월 대구에서 학교폭력 사건으로 한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학교폭력은 우리 교육계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됐다. 이듬해 2월 정부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요란하게 발표했다. 특히 대구는 이 사건 이후 학교폭력과 상관이 없는 자살 사건이 일어났을 때조차 언론에 오르내렸다.

대구시교육청은 정부의 여러 기관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인 2012년 1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 더 촘촘하고 완성도 높은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꼼꼼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정책 학생 모니터링 활동'을 기획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동부교육지원청은 2012년 학생 모니터링단 '세잎 클로버'의 활동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도 학교폭력 예방뿐만 아니라 생활지도 전반까지 모니터링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대구가 추진한 학교폭력 예방대책 중 가장 자랑할 만한 부분인 학교 현장의 Wee클래스, 학교에서 운용 중인 전문상담인력(전문상담교사, 상담부장교사, 상담사, 상담자원봉사자 등)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2012년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대구 학생들의 피해 응답률은 4.73%(전국 평균 8.48%)로 전국에서 피해 응답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대구의 학생들은 과연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0%는 불가능한 것일까? 학생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 생명을 존중하는 학교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세잎 클로버' 학생들은 활동 보고회를 통해 또래상담자(또래도우미)들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의미 있는 정책이라는 제안을 하였다. 이러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동부교육지원청은 올해 학생 생활지도의 중요한 목표를 '학교 현장에서의 또래 활동 활성화'에 두고 생활지도의 행정력을 집중해나갈 계획이다. 학생회 운영뿐 아니라 전시회, 체육대회, 축제 등을 장려해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긍정적 학교 문화를 가꿀 방침이다.

학생들이 공감하는 정책이 가장 훌륭한 정책이 될 수 있다. 학생들과 소통하는 선생님,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학교, 학교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담아내는 교육청이 함께한다면 학교폭력이라는 어려운 문제도 해결책이 보일 것이다.

김영주 대구 동부교육지원청 생활지도팀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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