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른다 윤진숙' 내 칠 수도 없는 새누리

인사청문회에서 신설된 해양수산부의 주요 현안에 대해 계속 "잘 모른다"고 답변해 '전문성 함량 미달' 논란에 사로잡혔던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재(再)시험'을 치른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김재원 의원(군위의성청송)은 4일 "여야 합의로 윤 후보자에게 신상 발언 기회를 준 뒤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윤 후보자는 5일 오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회의에 출석해 신상 발언 형식으로 재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은 불투명하다. 민주당은 청렴함을 떠나 자질에 문제가 많다는 입장이며, 새누리당도 재시험까지 동원하는 등 합격시키고 싶지만 '부적격' 판정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윤 후보자를 두고 여야 모두 고민에 빠진 것이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4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정홍원 총리와 가진 만찬에서 "윤 후보자가 국회 본회의 답변도 제대로 못할 텐데 국정이 제대로 되겠느냐"며 "제청권을 가진 총리가 결단을 내려 대통령에게 (자진 사퇴할 것을)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회 농해수위 민주당 간사인 김영록 의원은 "최종 소명을 받고 판단을 내리겠지만 자질에 하자가 있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농해수위 소속 민주당의 다른 의원들도 "여야가 5일 열리는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부적격 의견'으로 통일하지 않는 이상 민주당은 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자진 사퇴'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공식적으로는 '적격 의견'을 내세우고 있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윤 후보자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무런 준비가 돼 있지 않은 후보자'를 계속 밀어붙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5일 소명에서 윤 후보자에 대한 판단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윤 후보자가 보여준 것으로만 보면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당내 목소리"라면서 "그렇다고 내칠 수도 없고 고민이 많다"고 답답해했다.

애초 여야는 여성 장관의 희소성, 도덕적 하자가 거의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인사청문회(2일) 직후 곧바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었으나, 윤 후보자의 함량 미달의 업무 지식과 상식을 벗어난 답변'태도 등으로 인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