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해발 976m) 정상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다. 1953년 11월 한'미 상호방위조약으로 미군 통신기지가 들어서며 민간인의 발길이 끊어진 지 60년 만이다.
구미시는 올 연말까지 사업비 30억원을 들여 금오산 정상에 있는 미군 건물 2동과 철조망 등을 철거하고 자연친화형 공원을 조성해 등산객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등산객들이 쉴 수 있는 쉼터 1곳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현재 금오산 정상에는 2만2천585㎡ 부지에 캠프캐롤 293통신중대가 사용하던 통신탑과 건물동, 헬기장 등이 들어서 있다. 이 곳은 1991년 통신기지가 무인 시설로 전환되면서 방치됐다. 그동안 등산객들은 금오산 정상에서 10m 아래에 있는 현월봉을 밟고 돌아서야 했다.
구미시는 2004년부터 미군 측과 통신기지 반환을 위한 협상을 벌인 끝에 2011년 3월 전체 미군부대 부지 중 금오산 정상을 포함한 5천655㎡를 돌려받는 데 합의했다. 또 지난해 4월 국방부로부터 주한미군 공여재산 해제반환 통보를 받은데 이어 같은해 9월 시설 철거비용인 국제부담금 25억원도 완납했다.
금오산 정상 반환까지는 각계각층의 노력도 컸다. 구미시와 구미시의회, 시민단체 등은 2004년 3월 미군 통신기지 반환촉구 결의문을 채택하고 서명 운동에 나섰다. 당시 구미시민 2만여 명이 서명에 동참하는 등 범시민운동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금오산 정상의 개방 소식에 지역민들도 크게 반기고 있다. 이동식 구미YMCA 사무국장은 "미군 통신기지가 무인 기지화한 후 관리가 안 돼 정상 주변 환경이 엉망이었다"며 "마음대로 누릴 수 없었던 지역의 환경 유산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구미시 산악연맹 회장은 "구미 지역 산악연맹 회원 1만5천여 명과 함께 금오산 정상 반환을 환영한다"면서 "금오산 정상 반환은 민족정기를 되찾는 첫걸음인 만큼 군사시설 철거 지역 복원의 롤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관련, 이용우 금오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장은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구한 뒤 올 연말쯤에는 시민들이 금오산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시는 13일 오전 9시 금오산 잔디광장에서 금오산 정상의 완전 반환을 바라는 대시민 등반대회를 열 계획이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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