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맛에 단골] 이탈리아 음식 마니아들 '빠빠베로'

화덕피자'로마식 스테이크…'유럽의 맛' 그대로

요즘 대구에도 유럽식 레스토랑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도 제맛을 내는 정통 레스토랑은 겨우 손꼽힐 정도다.

대구에 이탈리아 가정식 요리전문 레스토랑'빠빠베로'(Papa vero) 가 문을 연 후 이곳은 미식가들에게 빠르게 소문났다. 이탈리아 음식이라면 파스타, 피자, 리조또 정도만 생각했으나 '빠빠베로'는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빠빠베로'는 2011년 대구 수성못 인근에 문을 열었다. 음식 블로거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최근 범어동에 직영점까지 냈다.

미식가들은 "대구에서도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먹을 수 있다"며 대환영이다.

'빠빠베로'의 오너쉐프는 10년간 이탈리아에서 정통 가정식 요리를 익힌 박소진(34) 씨다. 대학 2학년 때 교환학생으로 이탈리아 뻬루쟈 국립대학에 유학을 가서 이탈리아 음식 전문가로 변신했다. 박 쉐프는 요리 공부를 위해 이탈리아 피렌체 '코르동 블루'에 입학, 전 과정을 수료했다. 이탈리아 와인 소믈리에 협회(A.L.S) 정회원, 이탈리아 MOKA CIKA사 바리스타 정회원이기도 하는 등 경력이 화려하다.

박 쉐프는 "서양요리의 대명사격인 프랑스 요리의 기초는 물론 이탈리아 각 지방의 향토음식, 명절음식 등 전통과 스토리가 있는 음식문화를 함께 배우며 요리세계에 눈을 뜨게 됐다"고 한다.

김수학 변호사, 최창덕 신부(대구가톨릭대 교수), 이수동 한국식품발전협회 회장, 이병배 한국예총 대구시연합회 부회장 등은 이탈리아 음식 마니아다. 이들은 빠빠베로의 단골손님이자 음식 평가단 역할을 한다. 요즘은 분위기 좋은 범어점을 자주 찾는다. 바깥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2층 창가에 자리 잡았다.

길쭉한 '그리씨니'와 갓 구운 이탈리안 유기농 빵 포카챠 3종류와 로즈마리 칩, 꼬또 햄 등을 나란히 배열한 '딸리에레'(나무토막이란 뜻), 이탈리아 모둠 햄 '살루미'가 연이어 등장한다. 바야흐로 코르동 블루의 고급 요리와 이탈리아 가정식의 본격적인 잔치가 시작된다. 와인 한 잔과 함께 이탈리안 가정식 요리의 진수를 즐긴다.

박 쉐프는 "대구에서는 맛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나자냐' 파스타와 고르곤졸라 크림소스에 한우 스테이크를 곁들인 리가토니 파스타, 봉골레 등 다양한 맛의 파스타를 소개한다. 단호박과 수제 리꼬따 치즈를 곁들인 라비올리도 담백한 맛으로 우리 입맛에 딱 맞다. 한우로 만든 로마식 안심스테이크도 부드럽고 연해 인기 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최창덕 신부는 빠빠베로의 단골손님이 된 사연을 소개한다. "지인의 소개로 갔다. 처음에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요리 맛을 본 순간, 헉? 이게 뭐지? 대구에도 이런 맛을 낼 수 있나?"하면서 깜짝 놀랐다는 것. "유럽에서 먹었던 바로 그 맛을 내는 사람이 바로 박 쉐프였다"고 칭찬한다. 최 신부는 "화덕 피자도 프리마베라(불의 피자), 매콤한 맛을 내는 디아볼라(악마의 피자), 꼬또까지 이렇게 얇고 제맛을 내는 화덕 피자는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들 것"이라고 한다.

이수동 한국식품발전협회 회장은 "외국에서 손님이 오면 늘 이곳으로 모신다"며 "대구에도 정통 가정식 이탈리아 음식 맛을 내는 레스토랑이 있다는 것에 모두 놀라더라"고 한다.

이병배 한국예총 대구시연합회 부회장도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 이탈리아 육상 간부들이 '이탈리아 음식 잘하는 곳을 소개해 달라'고 해서 빠빠베로에 안내했더니 대회기간 동안 줄곳 이곳만 찾았다"고 한다.

김수학 변호사는 "평소 양식이라면 스테이크와 햄버거 정도만 알았는데 빠빠베로에서 맛 본 정통 이탈리아 음식이 우리 입맛에도 맞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다.

박 쉐프는 요리에 대해 남다른 철학이 있다. "요리는 과학이고 정성이다. 이 두 가지가 잘 조화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오늘날 음식은 단지 배를 불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람의 오감을 사로잡는 종합 예술"이라며 "늘 예술가의 마음으로 끊임없이 식탁 위를 창작하고 있다"고 한다. 화덕 피자는 1만4천~2만3천원으로 종류가 다양하다. 스테이크는 로마식 안심스테이크 4만8천원, 피렌체식 등심 스테이크 4만3천원. 스테이크 스페셜코스요리는 등심 6만2천원, 안심 6만7천원이다.

▷규모: 본점(수성못 인근) 100석, 범어점 80석(모두 테이블 의자)

▷주차장: 본점 40대, 범어점(지하) 20대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연중 무휴)

▷예약: 본점(053-765-8805) 대구 수성구 상동 510-1. 범어점(053-763-8805) 대구 수성구 범어동 774-25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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