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있는 한 어학원 입구에서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와 반미단체의 명의로 작성된 유인물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오전 7시쯤 같은 건물 9층의 간호사가 "대구 수성구 만촌동 '대구미문화원 평생교육센터' 출입문 앞에 '펑'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나고 있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군 부대, 소방구조대 등 50명은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건물 주변과 내부의 방범용 CCTV 화면을 확보하고 지문감식 등 용의자 신병 확보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0분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2명이 모자를 쓰고 큰 가방을 멘 채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으며 현장에는 깨진 병 조각과 형광등, '반미반파쇼투쟁위원회'라는 단체의 명의로 인쇄된 유인물 5장이 발견됐다.
유인물에는 "100년 넘게 우리 민족에게 천인공노할 야만적 범죄를 저지른 미국이 이 땅 위에서 핵전쟁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미국 X들은 각오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작은 음료수 병에 시너 등 휘발성 물질을 넣은 뒤 휴지를 말아 넣어 불을 붙이는 수법으로 이곳에 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며 "폭발물의 존재 여부 등 테러 가능성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건이 일어난 '대구미문화원 평생교육센터'는 주한미국대사관이 운영하는 '대구미국문화원'과 관련이 없는 사설 영어학원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반미성향을 가진 사회불만 세력이 이곳을 대구미국문화원으로 착각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확보된 CCTV와 지문 감식 등 증거자료 등을 토대로 용의자 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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