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발생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1공장 화재사고보다 최근 기내식에 불만을 품고 여승무원을 폭행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직한 임원 사건이 더 아프게 느껴집니다."
포스코 한 임원의 한숨 섞인 말이다. 국민적 신뢰와 철강신화를 써왔던 포스코는 그동안 안팎에서 벌어졌던 숱한 사건사고보다 이번 포스코에너지 A 전 상무의 잘못된 행동 하나로 엄청난 이미지 손실을 입었다며 충격에 휩싸였다.
A 전 상무는 단 한 번의 비도덕적 행동으로 많은 것을 잃었다. 여기다 그동안 윤리경영을 강조하며 이미지를 높였던 포스코는 더 큰 것을 잃고 침통한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선 A 전 상무는 네티즌들의 신상털기로 사진과 실명이 모두 공개돼 전 국민에게 망신을 샀고, 상무로 누릴 수 있는 명예와 경제적 혜택도 모두 잃었다. 포스코 계열사 상무급이면 연봉만 1억5천만원이 넘고 개인사무실과 차량 등이 제공된다. 신임 상무는 2년 임기보장과 1년씩 연임이 가능하다. 라면 한 그릇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손실인 셈이다.
하지만 포스코의 이미지 손실은 A 전 상무의 경제적 혜택이나 명예 실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는 내부 판단이다. 더욱이 올해 국제수준의 윤리규범 실천을 위한 행동기준을 선포한 지 10주년을 맞고 있는데다 임원의 건전한 윤리 가치관을 정립하는 교육을 강화했다고 자랑한 포스코였기에, 이번 폭행사건이 주는 충격은 더했다. 포스코는 임원을 대상으로 윤리적 리더십 강화교육을 진행한 뒤 임원들이 직접 교육에 나서 '임원과 함께하는 윤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기업윤리 e-러닝을 필수과정으로 정해 해마다 5시간씩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같은 노력을 한 임원이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그동안의 노력을 '한방'에 날려버린 것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임원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윤리경영 강화를 재차 주문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각종 사고와 사건이 많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포스코가 여론의 몰매를 맞은 것은 처음이다"며 "포스코가 이번 사태를 얼마나 지혜롭게 이겨내고 다시 투명하고 윤리적인 기업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어주는가가 숙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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