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보궐선거로 국회에 진입하면서 신당(新黨)을 창당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신당 창당에 나선다면 민주당으로선 세력의 쪼개짐을 우려해야 하고,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으로선 야권의 새로운 한 축이 위협적 세력으로 자리매김할 경우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간 신당의 결과는 대부분 '실패'로 귀결됐다.
새 정치에 대한 실험의 장으로서 국민 여론을 수렴한 것이 아닌, 유력 정치인의 정치 생명 연장과 줄세우기 전략으로 국민적 반감만 초래했기 때문이다. 신당 창당 후 거대 정당과의 인수합병이 도식화하면서 "식상하다"는 피로감도 크다.
◆유력 정치인의 탈당과 신당 창당
2002년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현 대통령)은 이회창 총재의 독단적인 당 운영에 반발해 당을 떠났다. 그리고 '한국미래연합'을 탄생시켰다. 약칭은 미래연합. 제3회 지방선거에서는 광역의원 당선자를 냈고, 국회에는 박 의원 혼자 1석을 보유하는 '초미니 정당'이었다. 박 의원은 당시 "신당의 이념에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라면 당을 같이할 수 있다"는 포부를 밝히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국익우선 정당, 정책정당을 만들겠다"고 읍소했다. 정치 비효율을 초래하는 중앙당을 대폭 줄여 '벤처정당'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잠시, 도로 한나라당과 합당하게 된다.
국민생각(Korea Vision Party)은 2012년 2월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17대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박세일 씨가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창당한 정당이다. 새누리당 공천에 탈락한 전여옥 씨가 입당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박 씨는 17대 총선에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외부 영입 케이스로 모셔온 인물로 친박 최측근으로 분류됐지만 2005년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결정에 따른 후속 대책을 놓고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친박계 울타리를 떠난 인물이다.
하지만 국민생각은 19대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에서 의석을 얻지 못했고, 정당지지율 득표에서도 등록취소요건 2% 미만인 '0.73%'를 얻어 정당 등록이 취소됐다.
◆겉만 바뀌고 속은 그대로인 신당의 말로
'선진통일당'(先進統一黨)은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선진당의 후속편이었다. 2007년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회창 씨가 심대평 등 국민중심당 세력과 규합해 자유선진당(自由先進黨)을 만들었지만 19대 총선에서 5석만을 획득하면서 참패했고 이인제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이 되면서 선진통일당으로 이름만 바꿨다. 2012년 10월 25일 새누리당과의 합당을 선언해 사라졌다.
'열린우리당'은 2003년 개혁국민정당, 한나라당, 새천년민주당에서 '개혁'을 외쳤던 세력들이 집결해 만든 정당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 사건이 발발하면서 17대 총선에서 원내 1당으로 떠올랐지만 그 뒤 각종 재보궐선거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에 흡수됐다.
'중도개혁통합신당'은 2007년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국회의원 23명이 김한길 의원을 대표로 해 만든 신당이었지만 민주당과 함께 중도통합민주당으로 합당되기도 한다.
◆아류 신당
2000년 이후 정당명에는 '미래'와 '연합'이라는 단어를 넣은 신당이 여럿 만들어진다. 모두 '선거의 여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이 2002년 만든 '한국미래연합'의 아류들이다. 정당명에 '박근혜'라는 이름을 쓸 수 없으니 그 이름을 떠올리게 만드는 간판을 내건 것이다.
'국가재건친박연합'은 2006년 5월 3일에 제4회 지방 선거를 앞두고 이용휘 씨와 장석창 씨가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당'으로 시작해 만든 정당이다. 선진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꿨고, 2010년 3월에는 '친박연합'으로 갈아탔다. 2012년 2월에 국가재건친박연합으로 당명을 바꿨지만 19대 총선에서 의석 획득에 실패했고 정당 등록이 취소됐다.
'미래연합'은 2010년 4월 이규택 씨가 창당했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시군구 자치단체장으로 성백영 상주시장을 배출했고, 광역의회 1명, 기초의회 10명의 당선자를 냈다. 하지만 2012년 19대 총선에서 참패하고 사라졌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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