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 술을 꽤나 마셔도 별 무리가 없다며 자주 많이 마셨다가는 50대에 알코올성 간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는 통계 자료가 나왔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밝힌 2011년 알코올성 간질환(간경변'간염 등) 진료 통계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는 14만7천 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299명 꼴이었다.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 환자가 10만 명 당 513명으로, 여성 81명의 무려 6배에 이르렀다.
특히 주목할 것은 연령대. 50대 환자가 남녀 모두 가장 많았다. 남성의 경우 50대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 비중이 전체의 32.6%였고 이어 40대 24.5%, 60대 18.2% 순이었다. 여성 환자 역시 50대에 28.4%가 집중됐고, 40대 25.9%, 심지어 30대도 18.1%나 차지했다.
알코올성 간질환을 지방간'간염'간경화 등으로 나눠보면 남성 환자의 30.4%는 알코올성 지방간이었다. 알코올성 간염은 25.1%, 가장 위험한 간경화는 15.0%였다.
전체 알코올성 간질환 중에도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지방간 환자는 줄어드는 대신 보다 심각한 만성질환인 알코올성 간경화 등은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지방간이나 간염과 달리 일단 간경화가 진행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훨씬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호각 교수는 "50대가 되면 평균 20~30년 정도 술을 먹은 셈이기 때문에 만성 간질환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며 "알코올성 급성 간염이나 지방간은 한두 달 정도 금주를 하면 간 기능이 충분히 정상화될 수 있지만 만약 간경화까지 왔다면 술을 끊어도 간기능을 되살릴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또 "순수 알코올량으로 보면 한 회에 150g 이상 마시지 않는 것이 좋은데, 소주 반 병'맥주 두 캔 이하에 해당된다"며 "만약 이 이상 술을 마셨다면 최소한 4, 5일 정도 금주해서 간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기간을 두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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