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사상 첫 정규시즌 3연패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28일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3연전을 끝으로 1라운드를 마친 삼성은 20경기서 13승7패(승률 0.650)를 거두며 KIA'두산(1위)에 이어 넥센과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1라운드 성적만 보면 정규시즌 2연패를 달성했던 지난해보다 좋은 페이스다.
◆우승 청신호(?)
시즌 초반 중하위권에 머물다 더워지는 6월을 기점으로 순위를 끌어올리는 게 최근 삼성이 그려온 순위 그래프. 그러나 올핸 초반부터 힘을 내고 있다. 1라운드를 마친 시점에서 각종 수치를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올 시즌 삼성이 얼마나 잘나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초반부 상승세를 보인 삼성이 전통적으로 힘을 낸 여름에 '더위 사냥'까지 성공한다면 사상 첫 정규시즌 3연패를 향한 발걸음은 한결 가벼울 전망이다.
8개 구단 체제였던 지난해, 삼성은 7개 팀과 한 차례씩 맞붙어 7승10패(개막 2연전'우천취소 경기 제외)를 거뒀다. 승률(0.412)이 5할에 미치지 못했고, 순위는 6위에 머물렀다. 반면 9개 구단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올해는 20경기를 치러 13승7패, 승률을 0.650까지 높였다. 순위는 선두권과 0.5경기 차 뒤진 공동 3위.
내용 면에서도 지난해 페이스를 압도하고 있다.
삼성은 29일 현재 타율 0.299로 전체 1위다. 평균자책점은 3.84로 4위. 115점을 득점했고, 78점을 내줬다. 홈런은 12개를 쳐내 전체 5위다. 지난해에는 타율 0.243로 7위, 평균자책점 4.49로 6위, 홈런은 15개로 1위였지만, 실점(79점)이 득점(77점)보다 많아 남는 장사를 하지 못했다. 삼성은 중하위권에 머물다 6월 중순에서야 3위로 도약했고, 7월 1일 처음으로 선두에 나섰다.
◆원동력은 공격력
삼성은 올 시즌 근심을 안고 시작했던 마운드가 비교적 안정을 보인데다 공격력은 초반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마운드는 20경기서 78점을 내줘 17경기서 79점을 실점했던 지난해보다 좋다. 불펜 공백과 두 외국인 투수의 선발합류 지연에도 여전히 마운드가 힘을 보여준 것. 이런 가운데 지난해 팀타율 7위에 머물렀던 방망이가 초반부터 불을 뿜으며 3할에 육박하는 무시무시한 화력 쇼를 펼치고 있다. 톱타자 배영섭(0.391)을 포함해 3할 타자가 7명에 이른다.
무엇보다 공격 흐름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효율적 야구가 돋보인다. 톱타자 배영섭이 타율과 출루율(0.488) 선두로 확실하게 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2번과 6번을 오간 박한이가 흐름을 이었다. 중심타선은 해결사 역할에 충실했다. 4번 최형우가 12타점, 5번 박석민(타율 0.289)이 8타점을 쓸어담았고, 타율 0.226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3번 이승엽도 타점 17개로 팀 1위다. 안정적 수비도 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삼성은 실책 8개로 넥센(6개)에 이어 2위. 실책 27개의 NC와 19개의 LG를 보면 탄탄한 수비를 알 수 있다.
◆강팀에도 강해야
삼성의 승수 쌓기는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이다. 강팀에 약한 면을 보였고, 약팀엔 강했다. 올해 삼성은 현재 선두인 KIA와 공동 3위인 넥센에 2승1패로 우세를 보였지만 공동 선두인 두산에 2패를 당했고, 전통적 라이벌 SK에도 1승2패로 밀렸다. 비교적 약체로 꼽힌 한화에 3승, LG'NC에는 2승을 거뒀고 롯데와는 1승1패를 주고받았다.
지난해에도 삼성은 LG와의 홈 개막전에서 2패를 당하며 시즌을 열었고, 광주 원정 2차전서 승리를 거두며 3연패를 끊었다. 두산에 3패, SK에 1승2패로 올해와 비슷하다. 반면 한화에 2승, 넥센에 2승1패, KIA'롯데와는 1승1패씩을 주고받았다.
지난해나 올해 삼성은 두산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SK에도 밀리고 있다. 한화와 NC가 시즌 초반 2약으로 분류돼 선두권 팀의 먹잇감이 된 상황에서 삼성이 올 시즌 정상에 오르려면 상위권 팀과의 대결에서 더 많은 승수를 보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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