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기의 한일관계, 양국 교류도 '흔들'

市 대규모 교류단 파견 예정

대구 지자체들이 일본 도시와의 교류에 고심하고 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다 과거사와 관련한 망언'망동이 쏟아지면서 한'일 민간 행사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문제로 양국 지자체 간 문화, 경제 교류까지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2일부터 5일간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고베'히로시마에 대규모 교류단을 파견한다. 이번 방문에는 김범일 대구시장을 비롯해 대구시의회, 대구상공회의소, 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 등이 두루 참여한다. 김 시장은 "지금 교류단 파견을 취소한다면 한'일 도시 간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일본의 역사의식 부재에 대해서는 분노하고 우려하지만 자매도시 차원에서 결연을 지속하는 것이 양국 도시 간 신뢰와 장기적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에서 대구시는 히로시마시에서 매년 제정하는 '대구의 날'(5월 3일)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대구경북디자인센터-일본 고베 크리에이티브센터 간 업무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또 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는 고베 첨단의료클러스터를 벤치마킹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본의 역사 왜곡이 도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교류단 방문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경우 이달 10일부터 1박 2일간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시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간부 공무원 워크숍을 전격 취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구 지역 지자체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2007년부터 일본 오사카부 야오시와 문화교류를 이어오고 있는 대구 중구청은 오는 7월과 9월 야오시 시키중학교와 대구 제일중학교 간 학교생활과 지역문화를 소개하는 편지교류 사업 시행을 앞두고 있다. 또 올 10월에는 야오시 직원과 함께 한일연합그룹 참가팀을 이뤄 오사카마라톤대회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정치를 배제하고 문화'환경'경제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꾸준히 이어왔던 교류였지만 최근 삐걱거리는 한'일 관계 영향을 받아 돈독한 사이가 틀어지진 않을까 다소 걱정이다"고 말했다.

고독사 문제 해결을 위해 최근 일본과 머리를 맞댄 대구 남구청도 불안한 한'일관계로 인해 노심초사다. 남구청은 지난달 25일 일본 동양대학 복지사회디자인연구과 관계자와 남구청'홀몸노인 돌봄 기본 및 종합서비스 제공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일 노인 돌봄서비스 비교 간담회'를 가졌다. 남구청은 앞으로도 일본과 고독사 예방을 위한 정보 교류를 통해 고독사 해결에 앞장설 방침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고독사 예방 교류는 한'일 간 정치적 관계와 상관없이 지속할 계획이지만 앞으로의 양국 관계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상준'신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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