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대수의 풀어 쓴 풍수] 명당(明堂)은 과연 있을까?

인터넷 세상이 되었고 과학의 문명이 발달하여 우주비행을 하는 오늘날에도 명당지리는 부정도 긍정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풍수지리 사상은 훌륭한 지형과학으로 높이 평가를 받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과연 명당자리가 있느냐 하는 문제보다는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조상의 은덕(恩德)을 추모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선진국에서도 가족묘지를 만들어 마치 공원처럼 아름답게 가꾸어 조상의 얼과 가문의 전통을 살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같이 조상들을 길이 추모한다는 뜻에서 공원처럼 묘지를 꾸미는 것도 알고 보면 효심이며 자식이 부모에 대한 예의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풍광이 좋고 풍치가 좋으며 조용하고 양지바른 곳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런 것이 따지고 보면 명당자리라 할 수 있다.

역리학상으로 보는 명당자리는 하나의 전래되는 학설이지만 그 이전에 가능하면 조상님들의 유택을 좋은 곳에 마련해야겠다는 그 순수한 마음을 이루어 보려는 집념에서 따진다면 명당자리는 골라야 하고 또 있어야 한다는 점은 허황되고 황당무계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묘하게도 부귀와 영화를 누리기 위한 방편으로 탈바꿈되어 안타까운 일이다. 조상의 영생댁(永生宅)을 효양(孝養)의 마음에서 모시지 않고 추호라도 타산과 이기심을 앞세워 조상을 명당자리에 모심으로써 부귀와 영화를 누리겠다면 이는 '조상의 뼈를 팔아먹겠다'는 모순된 자세니 고쳐야 한다. 순후(醇厚)한 효심에서 명당자리를 찾으면 하늘도 그 효심에 감동하여 계시할 것이다.

명당자리를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먼저 마음속에서 찾아야 한다. 여기서 음덕이라 함은 땅의 덕을 말한다. 사람이 땅의 덕을 본다? 사실 그렇다. 사람은 조상한테 피와 살을 받아 태어날 때 자연 지기도 유전받게 마련이다.

지기의 유전이 바로 사람 몸을 형성한 뼈인데 뼈는 바로 지기와 통하여 이 뼈가 명당자리, 즉 기가 뭉쳐 있는 곳에 묻히면 음덕을 보게 되는 것으로 유전의 법칙을 이룬다. 하지만 풍수지리 사상을 단순히 조상의 무덤을 잘 쓰면 후손들이 복을 받는다는 정도의 미신으로만 보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의 몸속에서 피가 핏줄을 따라 흐르듯이 땅속에서 지맥(地脈)을 따라 흐르다가 멈추는 곳이 명당이다.

그 위에 집을 지어 사는 사람이 생기에 감응되어 발복하고 조상의 시신을 묻으면 생기가 작용하여 관계가 깊은 자손에게 감응되어 발복한다.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이 나오는 것은 모두가 산천의 수려함과 둔탁한 기상에 의한 것이다. 여러 산이 그치고 모이는데 명당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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