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의 눈] 뻥~ 情도 함께 뻥~ 튀겨요

"이 기계는 10배로 부풀려 주는 기계입니다."

두류공원 네거리 북쪽 소방도로에서 뻥튀기를 해 주는 성낙열(70'대구 남구 대명4동) 씨. 그의 조그마한 트럭 안에는 항상 뻥튀기 소리로 행복이 넘친다. 그는 설 기간 두 달은 돈을 받지만 나머지 열달은 모두 공짜로 튀밥을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설날, 아버지'어머니 기일, 추석 등 4일만 빼고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와서 뻥튀기를 만든다.

"트럭 운행하고 이런저런 경비는 어디서 나오나요?" "여기서 튀밥을 팔고 있잖아요. 그 돈으로 차에 기름 넣고 밥 먹고 살면 되지, 너무 많이 벌면 뭐합니까."

그가 이곳에서 뻥튀기를 시작한 지도 벌써 25년째. 그는 부모한테 물려받은 논 한 마지기를 팔아서 뻥튀기 기계를 마련했다.

"튀밥이 우리 국민 간식 아잉교, 그러니 계속 팔리지요. 멀리서 튀밥 사러 여기까지 버스를 타고 오는 어르신도 많지요. 한 번 공짜로 튀밥을 튀겨 간 사람은 튀밥을 살 때는 꼭 여기로 오지요."

그는 이 기계로 돈도 많이 벌었다. 아들 대학 공부와 결혼까지 시켰다. 그는 뻥튀기에 대한 에피소드도 전했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보호자 직업을 적는 칸에 곡물팽창업(穀物膨脹業)이라고 적어서 보냈다. 한데 담임선생님이 곡물팽창업이 뭐냐고 전화를 했는데 선생님에게 한자로 적어서 보냈더니 이해가 됐는지 말이 없다고 했다.

"옥수수 한 알이 포도 알보다 크게 되는 튀밥, 여기만 들어가면 쌀, 떡국, 콩, 수수 모두가 10배로 크게 만들어져 나오니 참 좋은 기계지요, 내가 못 튀기는 건 없지요."

그는 "태어나는 아기들이 적어 인구가 많이 줄었다는데 아이 하나 넣고 뻥 하면 10명씩 나오는 기계를 만들면 일꾼이 없다고 걱정 안 해도 되는데"라고 말하면서 '허허허' 웃는다.

글'사진 안영선 시민기자 ay5423@hanmail.net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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