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러분의 생각은?] 학교급식 개선

엄마 입장에서 차려주는 밥상 같은 급식

어머니께선 도시락 반찬 때문에 늘 걱정이셨다. 반찬 때문에 내가 기 죽지나 않을까, 매번 같은 메뉴에 질리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하지만 정성으로 싸 주셨기에 난 점심시간이 기다려졌고, 맛도 좋았다.

세월이 흘러 나도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3학년, 두 명의 아이를 둔 가정주부가 됐다. 그러나 어머니와 같은 걱정을 하지는 않는다. 학교급식 덕분이다. 하지만 반찬 염려보다 훨씬 큰 걱정을 갖게 됐다. '식중독 환자 40% 학교급식 사고가 원인''식자재 납품에 부정'부패' 등 학교급식에 대해 부정적인 뉴스를 쉽게 접하기 때문이다.

학부모 입장에서 이런 기사를 접할 때면 왜 급식을 계속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또 해법은 정말 없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 문제에 대해서 지자체마다 이미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식재료 구매관리 TF팀을 만들어 안전한 식자재를 제공한다, 식재료 납품업체 위생교육을 철저히 한다, 위생사고 예방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 정기협의회를 구성한다, 관리청에서 조리사 인건비를 전액 지원해야 한다 등등이다. 그래도 급식 사고는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해법과 같은 적절한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울산 울주군의 어느 초등학교는 단 한 명의 영양교사로 인해 학교급식이 맛집으로 유명해졌다. 그는 식재료 검수 때 선도가 떨어지는 부식이 발견되면 업자에게 호통을 쳐 다시 가져오게 하고, 돈까스 반찬을 내놓을 땐 완제품 대신 조리원들이 직접 빚어 튀긴 뒤 일일이 잘라서 내놓게 한다고 한다.

그는 또 어린이 학교급식협의회를 만들고 잔반을 줄이는 아이디어도 냈다. 그가 근무하는 학교마다 급식이 맛있고 안전하다고 소문이 나는 것은 물론이다. 그는 '제일 좋은 급식은 엄마가 집에서 차려주는 밥상과 가장 비슷한 급식'이라고도 했다.

여러 가지 예방대책과 감독'관리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학교급식 관계자가 학부모의 입장에서 일을 하는 것이다. 내 아이에게 차려주는 밥상이라면 그것보다 안전하고 질 좋은 급식은 없을 것이다.

이선경(대구 수성구 만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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