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호동락] 개구쟁이들과 함께 1박 2일

캠핑 준비는 막노동…즐거워하는 아이들 모습에 행복

아빠, 엄마라는 이름으로 하는 캠핑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자연과 함께하고 그곳에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작은 바람에서부터 여러 사람들과의 어울림을 통해 즐거움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캠핑을 하는 연령대를 살펴보면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가족들이 가장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밝은 미소를 보여주는 모습에서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보통 캠핑을 한 번 나가려면 그 준비가 캠핑을 떠나는 하루 이틀 전부터 시작된다. 장소를 선정하고 예약하는 일까지 계산한다면 한두 달 전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준비는 장을 보고 짐을 정리하고 운전해서 가족들을 안전하게 데리고 목적지에 도착, 텐트를 치기까지 거의 막노동 수준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그래서 간혹 캠핑을 하지 않는 이들로부터 "왜 그렇게 힘들어 보이는 일들을 합니까?"라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아빠, 엄마의 막노동은 즐겁기만 하다. 끝이 날 것 같던 일도 다시 새로운 것을 준비한다.

아이들과 놀거리를 찾고 아이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들을 준비한다. 그렇게 준비한 시간들 속에서 행복한 미소로 뛰어다니고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 아래 텐트에서 고이 잠든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아빠, 엄마는 또 하나의 행복을 느낀다. 달과 별들이 가득한 하늘 아래 오붓하게 둘만의 시간도 가져본다.

캠핑하는 아침,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집에서는 설거지는커녕 청소도 하지 않던 아빠들이 하나둘씩 손에 설거지 감을 들고 개수대에 나타난다. 집에서는 하지 않으려던 일들인데 참으로 신기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유는 1박 2일 또는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 속에서 바쁜 일상의 불편함과 답답함을 잊고 자신이 지닌 상처를 치유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사랑을 받아 본 사람이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듯 아빠들은 아내와 아이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 힘으로 평소에는 하지 않던 일들을 해내는 것이다.

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어른들도 남들과 비교해 못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단순한 원리도 있다. 다른 남편보다 잘해주는 사람, 다른 아빠들보다 멋진 아빠가 되고픈 순수한 마음인 것이다.

오늘도 밝게 웃고 열심히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함께 1박 2일을 보낸다. 시멘트로 지어진 꽉 막힌 아파트도 아니고 키를 훌쩍 뛰어넘는 높이의 담을 가진 학교도 아니다.

지금 머무는 이곳은 푸른 산들이 병풍처럼 눈앞에 펼쳐지고 맑은 물이 흐르는 자연이다. 그 속에서 아빠, 엄마가 바라는 작은 소망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아이들의 건강과 밝은 미소인 것이다. '개구쟁이라도 좋다 건강하고 밝게 웃어준다'면 엄마, 아빠는 늘 오케이 사인을 보내줄 수 있다.

가족들의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에도 오뚝이처럼 자리를 지킬 수도 있다. 그런 마음으로 또 하나의 추억이 만들어지고 전날 펼쳐진 많은 장비들을 하나하나 다시 정리하기 시작한다.

이 순간에도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뛰어놀기에 바쁘다. 그 많은 짐들을 다시 차에 실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들은 하루종일 뛰어다녔기 때문에 차 뒷좌석에 앉아 꿈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꿈속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웃어주는 아빠, 엄마의 모습으로 가득하리라 믿는다. 그 시간 아빠, 엄마는 또다시 아이들과 즐거움을 찾아 떠날 계획을 세운다. 다음 주 떠날 장소와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이다. 우리는 오늘도 이렇게 캠핑이란 즐거움 속에서 새로운 추억을 준비하고 있다.

이원곤(네이버 카페 '대출대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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