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정의 달, 아버지를 가정으로] 엄마보다 아빠가 더 좋아

자녀 눈높이에 맞춰 대화…사랑♥으로 통해요

요즘 아빠들은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지 않다. 대신 아빠들은 '플래디'(Plady: play+daddy, 아이와 놀아주는 아빠)와 '프렌디'(Friendy: friend+daddy,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어한다. 가족들에게 군림하는 아버지가 아니라 가족과 소통하고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는 그런 아버지다.

머릿속이나 가슴속에서만 되뇌어서는 결코 좋은 아빠가 될 수 없다. 좋은 아빠는 일 잘하고 많이 아는 아빠가 아니다. 많이 가진 아빠도 아니다.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아빠가 최고다. 하지만 당장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 막막하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것이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다.

전문가들은 '좋은 아버지 되기'는 저절로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연습과 노력을 통해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파더링'(fathering)이란 책을 쓴 윌 글레넌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첩경으로 '교실의 법칙'을 제시하면서 "좋은 아버지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열심히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아빠를 찾는 아이

대구 수성구 수성동에 사는 소은(8'여'초교 1년), 영준(6), 주은(4'여), 효은(3'여) 등 네 남매는 엄마'아빠가 필요할 때 아빠를 주로 찾는다. 같이 놀아줄 사람도, 요리를 할 때도, 음악을 듣고 춤을 출 때도 아빠를 찾는다. 아빠가 편하고 잘해주기 때문이다.

소은 양은 "아빠가 좋아요. 왜냐고요 잘 놀아주니까요. 아빠가 기분이 좋으면 우리가 좋아하는 떡볶이, 스파게티도 만들어 줘요. 우리 아빠,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영준 군 역시 아빠가 최고라고 했다. "같이 달리기도 하고 자전거도 같이 타요. 우리 아빠는 게임도 같이 해줘요. 최고예요 최고!"라고 했다.

네 남매는 잘 때도 아빠를 차지하려고 전쟁을 벌인다. 서로 아빠 곁에 눕기 위해서다. 가위 바위 보를 해 순위를 정한다. 그러나 매번 진 아이 가운데 한둘은 승복할 수 없다며 울음을 터뜨린다.

이 모습을 아빠 최형우(37'웨딩스튜디오 운영) 씨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본다. "행복합니다. 아빠를 찾는 것도 이때뿐이잖아요. 아이들이 크면 이런 재미나 행복을 못 볼 것 같아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형우 씨는 아이들과의 소통에 대해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이와 놀아주고 소통하며 성장을 지켜보는 것. 아이와 행복하고 즐겁게 함께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그저 함께하는 것. 그것뿐이에요."

형우 씨는 아이들을 좋아하는 심성과 자세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 같다고 했다. "아버지가 2남2녀였던 우리 남매에게 참 잘했어요. 우린, 아버지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싸웠는데, 아버지는 슬기롭게 넘치지 않게 사랑을 표현하셨어요. 그 영향 때문인지 저도 아이들에게 잘하려고 하는데, 정말 잘하는지 모르겠어요."

형우 씨는 아버지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표현 연습'이라고 했다. 아내와 아이들이 존경해주길 바라지 말고 먼저 '사랑한다'고 고백해야 한다는 것. 또한 아이들이 달려와 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먼저 다가가야 하고, 위에서 근엄하게 내려다보지 말고 내려서서 그들과 눈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우선 자녀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해 보세요. 엉뚱한 질문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정성껏 답변해 주면 아이의 생각을 알 수 있고 아이들은 아빠와 같이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해 할 거예요."

이런 아빠에게 셋째 주은과 넷째 효은 양은 얼굴에 살인 미소를 지으며 "아빠, 싸랑해요"라며 두 손을 올려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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