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내서 돌아야 할 투자자금, 美·日 부동산으로 점프

국내에 돌아야 할 투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저성장이 장기화되는 조짐을 보이자 자금 흐름에 눈이 밝은 국내 투자자들이 경기 회복세를 타고 있는 선진국으로 대거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우선 미국에 대한 투자금 유출 현상이 감지된다.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미국 주택시장에서 돈 벌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지난 1월 미국의 20개 주요 도시 집값 동향을 보여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실러 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8.1% 상승해 6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금융권이 발 빠르게 나섰다. 신한은행은 작년 말 내놓은 사모(私募) 미국 부동산 증권투자신탁 상품의 인기가 높자 지난달 공모로 같은 상품을 내놔 190억원어치를 팔았다. 미래에셋증권도 미국 시카고의 요지에 위치한 사무용 빌딩에 투자하는 신탁 상품을 사모 형태로 판매 중이다. 예상 수익률은 연 6.3% 정도이며, 최소 가입액은 2억원으로 다소 높은 편이다.

동양증권은 미국 뱅가드 리츠 ETF에 투자하는 '콜럼버스 미국부동산신탁'을 선보였다. 최소 가입액은 1천만원이며, 해외 부동산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매매차익이 생기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해외 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은 22%(지방소득세 포함)이며, 국내 금융소득과는 합산되지 않는다. 기본 공제가 연간 250만원이므로 해외 주식 매매 차익이 그 이하인 경우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초고속으로 상승하는 닛케이지수 덕에 일본에 대한 투자 확대 현상도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일본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일본펀드나 일본리츠(부동산 간접투자상품)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일본에 상장된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 ▷한국에 상장된 일본 상장지수펀드(ETF)나 일본 기업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이 있다.

이 중 가장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판매하는 일본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일본펀드는 최근 수년간 돈이 빠져나가기만 했는데, 올 들어선 1천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는 일본리츠펀드는 올 들어 3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자타 공인 '괴물 펀드'로 등극했다. 수출 호조를 예상한 일본 기업들이 사무실을 확장하면서 부동산 임대료가 뛰자,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펀드가 고공행진을 한 것이다.

일본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해외 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증권사에서 주식계좌 개설 후 원화를 입금하고(실시간 환전 가능) 전화로 주문하면 된다. 오프라인 주문이어서 수수료는 다소 비싸다(통상 거래금액의 0.5%). 한국에 상장된 일본 기업은 SBI모기지(주택담보대출업체)와 SBI액시즈(전자결제업체) 등 2개 종목뿐인데 이들 종목 주가는 올 들어 각각 44.9%, 23.7% 올랐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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