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남구 송도동 송도초등학교와 송림초등학교가 통폐합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주변 상인들은 침체된 상권 개발을 이유로 두 학교의 통폐합을 강력히 주장하는데 비해, 자녀들의 통학 불편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송도동 주민들은 '송도초등학교 통합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송도초교 인근 학교정화구역 해제를 포항시에 건의했다. 침체된 송도동 일대를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개발 정책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상권을 제한하는 학교정화구역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이유다. 통폐합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송도초교의 학생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다 동빈내항 복원 등 송도동을 둘러싼 개발 호재가 많아 학교를 통폐합해 상권 제한 구역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도초등학교 통합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과거 동해안 지역 최고의 여름휴양지로 각광받던 송도해수욕장이 지금은 포스코 등 각종 도시개발의 영향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해수욕장 입구에 학교(송도초)가 있어 일반음식점 외에는 허가가 안나는 등 개발이 제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71년 개교한 송도초등학교는 한때 전교생이 600여 명을 넘길 정도였지만 현재는 도심공동화 현상 등으로 8개 학급에 158명이 재학할 정도로 규모가 축소됐다. 특히 6학년을 제외한 1~5학년 생들은 모두 한 학년에 1개 반밖에 운영되지 않고 있다. 송림초교는 전교생이 527명으로 두 학교는 직선거리로 1㎞ 정도 떨어져 있다.
그러나 통학 불편 등을 이유로 학교 통폐합에 반대하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송도초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중 52%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9년부터 통폐합 논의가 계속되면서 낙후된 교육시설 교체 등 재투자비용이 송도초교에 잘 배정되지 않아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송림초교 한 학부모운영위원은 "자라나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가 단순히 개발논리에 밀려 사라져야 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며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될 학생들의 불안감과 늘어나는 통학거리로 인한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도초교 통합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4일 학교 동창회과 학부모,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학교 통폐합에 따른 지역 발전방안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른 시일 내에 다시 설명회를 열고 여론을 수렴해 설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광환 포항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송도초교의 상황을 감안하면 언젠가는 통폐합될 필요는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교육서비스의 본질을 생각하면 학부모 대다수가 찬성할 수 있는 긍정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학교를 이전하는 학생들에 대한 보상정책과 이전 후 송도초교 부지를 학생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개발 정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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