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착한 치과

대구YWCA는 금년에 창립 90주년을 맞았습니다. YWCA 창립 초기에는 여성들을 괴롭히던 조혼폐지, 공창폐지를 비롯한 사회운동과 농촌계몽운동, 물산장려운동, 가족법 개정운동 등 여성권리를 위한 운동에 집중해 왔습니다. 하지만 근래에는 '생명의 바람 세상을 살리는 여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그 활동 범위를 넓혀서 생명운동, 평화운동, 정의운동 등 보다 다채로운 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습니다. 대구YWCA의 활동 지평이 이렇게 크게 넓혀지고,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단체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유일한 저력은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그러나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이웃을 향한 사랑을 실천해 오신 회원님들의 힘이었습니다.

회원님들의 사랑과 헌신이 곧 대구YWCA의 힘이라는 점을 '착한 치과' 사업을 통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작년 5월 대구YWCA는 다른 사회단체들과 함께 교육, 법률, 의료, 언론 분야 전문직 종사자들을 모시고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희는 사회 취약 계층, 예컨대 다문화가정 및 북한 이탈 주민,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많은 어려움들을 전하고,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취약 계층이 의료서비스에 접근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특별히 치과 진료를 받는 것이 그분들에게 너무나 힘든 일이라는 점도 열심히 설명 드렸습니다. 그날 저희의 이야기를 듣고 한 치과 의사 선생님께서 마음에 큰 부담감을 느끼게 되셨나 봅니다. 그날로부터 거의 1년의 시간 동안 그 부담감을 안고 계시던 손영만 원장님이 하루는 연락을 취해 오셨습니다. 그리고 대구YWCA에서 장소만 마련해 준다면 필요한 모든 것들은 자신이 준비해서 지역의 취약 계층분들을 위해 치과 진료를 시작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구YWCA는 장소를 준비했고, 손 원장님은 다른 모든 것을 준비해 주셔서 지난 3월 12일에 '착한 치과'를 열게 되었습니다. 손 원장님은 자신의 휴일인 매주 화요일을 이용해 진료를 하실 뿐 아니라, 선생님이 근무하는 불꽃치과병원의 김진태 원장님과 박나미'신정환'원병호 선생님도 매주 금요일 오셔서 함께 착한 치과 진료를 진행해 주고 계십니다. 결혼이주여성, 홀몸노인 등을 포함한 많은 분들이 착한 치과를 통해 기쁨의 미소를 찾고 계십니다.

'착한 치과'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대구YWCA의 힘은 오직 사랑과 열정으로 YWCA를 지지해 주시는 회원님들의 힘입니다. 저희 단체가 더 폭넓은 분야에서, 더 많은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대구시민 모두가 대구YWCA의 회원이 되어주시고, 그 힘을 보태 주실 날을 꿈꾸어봅니다.

최정숙 대구YWCA 회장'대구백화점 상무 jschoi81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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