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기, 약(藥)이 될까 독(毒)이 될까.'
삼성 라이온즈가 시즌 두 번째 휴식기에 들어갔다.
7~9일까지 경기가 없는 삼성은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오후와 야간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조절하며 10일부터 포항구장에서 열릴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에 대비하고 있다.
그런데 삼성의 심정은 다소 복잡하다.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대구서 치른 넥센전에서 3연패를 당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사직 롯데전에서 3승을 거두며 팀 분위기를 '업(UP)' 시켜놓은 상태서 휴식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자칫 나흘간의 휴식이 경기 감각을 잃게 해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다면 선두권 추격을 또다시 미뤄야 할 상황에 부닥친다. 더욱이 휴식기 뒤 맞대결을 펼치는 팀은 KIA. 올 시즌 한 차례 맞대결에서 삼성이 2승1패를 거뒀지만, 최근 SK에서 송은범을 영입해 마운드를 강화한데다 막강 타선을 보유, 올 시즌 삼성과 선두를 다툴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강팀이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에 앞서 "올 시즌 9구단 체제로 말미암은 휴식기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순위변동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상승세에 휴식기가 걸린다면 그 흐름을 잇는 게 관건이 될 것이고 반대로 연패분위기서 맞는 휴식기는 전력 재정비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류 감독의 말대로라면 삼성의 이번 휴식기는 전자에 해당한다. 과연 휴식기 뒤 갖는 KIA전에서 삼성이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달 5일까지 각 팀의 휴식기 앞뒤 성적(3연전)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휴식을 취했던 삼성엔 보약이 됐다. 개막전서 두산에 2패 뒤 NC를 만나 2승을 거뒀다. 비로 취소된 1경기가 아쉬움으로 남을 정도였다.
삼성을 포함해 각 팀의 휴식 뒤 3연전 성적(우천 취소 시 2연전)은 12승2무10패. 휴식이 근소하게 도움이 됐다.
휴식 전 흐름이 휴식 뒤엔 어떻게 달라졌을까. 삼성이 2패 뒤 2승을 거뒀을 뿐, 휴식이 상승세의 흐름을 끊었거나, 침체기에서 힘을 응축한 결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2승1패 뒤 휴식을 취한 SK는 다음 넥센과의 3연전서 역시 2승1패를 거뒀고, 두 번째 휴식기 때 역시 2승1무의 흐름을 이어 한화에 2승1패를 기록했다. 2승1패의 두산은 한화와 1승1패를 주고받았고 1승1패의 넥센은 삼성에 3연승을 거둬 상승세를 계속 이어갔다. 상승세 팀이 휴식을 취했다고 무너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
반대로 부진에 빠진 팀이 휴식하며 분위기를 전환한 사례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2패의 롯데는 두산에 1무2패, 1승2패의 LG는 삼성에 2패, 1승2패의 한화는 SK에 1무2패의 성적을 거둬 반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다만, 1승2패의 KIA가 LG에 2승1패를 거둬 상승세의 기반을 다졌을 뿐이다.
아직은 시즌 초반인데다, 팀마다 상대성이 있어 단언하긴 어렵지만 이대로라면 잘하는 팀은 쉬고 나서도 잘하고, 분위기가 좋지 못한 팀은 휴식기 뒤에도 분위기를 돌려놓는데 어려움을 겪은 셈이다.
3연승을 거둔 삼성이 나흘을 쉬어 경기감각이 떨어져 상승세가 멈추면 어떡하느냐는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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