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전거가 만든 '월요 특수'…상인도 근로자도 웃음꽃

포스코 '두바퀴 출근날' 시행에 퇴근 뒤풀이 북적

포스코의 자전거타기 운동이 포항의 새로운 술 문화 풍속도를 만들고 있다.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도심 일반 상가에서 목'금요일 술 손님이 늘고 있는 것이 통상적이라면, 포스코 직원들이 많이 거주하는 포항시 남구 유강동과 효자동 주변 상가들은 월요일이 호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전거로 단체 퇴근한 뒤 집 부근에서 뒤풀이를 하기 때문.

이처럼 포항에 때 아닌 '월요일 특수'가 생긴 것은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지난해부터 월요일을 '자전거로 출근하는 날'로 정하고, 직원들에게 자전거타기 운동을 적극 권장하면서부터다. 포스코와 패밀리사 등 관계기관 직원 가운데 지난해 자전거를 이용해 월요일마다 출퇴근한 인원은 하루 2천110여 명이다. 이들의 자전거 출퇴근은 4월부터 10월까지 계속하다 날이 추워지는 겨울이 되면 주춤해진다. 포항제철소는 올해 자전거 출퇴근을 이달 6일 시작했는데, 주변 상인들과 직원들의 반응이 좋아 화'목'금요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포스코 직원들의 거주지 인근 상가들은 월요일마다 특수를 누리며 평소보다 20~30%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화요일 매출도 예년보다 10% 이상 신장했다고 밝히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자전거 출퇴근을 장려하기 위해 지난해 전기 자전거를 4천여 대 공동구매했으며, 포항시는 포스코 직원들의 주요 거주지에서 포항제철소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할 수 있는 전용도로 3개 코스를 개설했다. 자전거 출퇴근 코스는 지곡동 롯데마트 앞~섬안대교~포항제철소 형산문을 잇는 제1코스, 양덕동~송림숲공원 주차장~포항제철소 1문의 제2코스, 포항시 우현동 불종로~양학동주민센터~포항제철소 형산문의 제3코스 등이 있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45'여'효자동) 씨는 "지난달만 해도 월요일은 두 테이블을 채우기 어려웠는데, 자전거 타기가 본격 시작된 이달 초부터는 빈자리가 없다"며 "대부분 포스코와 관련 회사 직원들인 것으로 봐서 자전거 출퇴근 특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 행정섭외그룹 안병도 팀장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다 보면 저절로 운동이 되고, 차가 없다는 심리적 안도감 덕분에 직원들은 거주지 근처에서 술 한잔 하는 일이 잦다"며 "'자전거로 출근하는 날'에 동참하는 직원들이 계속 늘고 있어 앞으로 유강동을 비롯한 포스코 직원들의 거주지 주변 상가들의 '월요일 특수'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포스코가 지난해부터 월요일을 '자전거로 출근하는 날'로 정해 직원들의 자전거 출근을 독려하고 있다. 포스코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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