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韓美 '신뢰 동맹' 주파수 통했다

박근혜-오바마 첫 정상회담 "北 도발엔 단호 대응 대화의 문은 열어 둬

박근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한미동맹 관계를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고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를 확보하는 등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정상은 전시작전권 이양과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문제 등 양국의 주요 현안에서도 일정 부분 합의점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한미동맹 공동선언의 선언적 의미를 넘어 두 정상 간의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심화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와 관련, "양 정상 간 신뢰와 친분, 유대감을 돈독히 함으로써 향후 4년간 양국 정부 사이에 양자 간, 지역 및 세계 문제를 논의하는데 뜻깊은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는 한미동맹 관계를 동북아지역과 범세계적 문제까지 협력하는 글로벌 파트너십 관계로 격상시킨 것에 있다.

미국과의 안보 동맹 관계는 물론 외교'경제적 협력의 지평을 확장하는 데 두 정상이 합의한 것이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한미 동맹은 공통의 가치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안보'군사 동맹에 대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해 '경제 동맹'이 추가됐으며 사회'문화'인적교류 등 제반 분야의 협력도 심화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신뢰 동맹'으로 표현하면서까지 개발도상국에 대한 개발 지원에서도 협력하는 '나눔과 배려 동맹'까지 포괄하게 됐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의 문을 열어 두기로 확인'한 것은 억지와 대화를 양축으로 하는 신뢰 프로세스에 주파수가 일치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박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기조와 같은 것으로 이날 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 2월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 북한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대응이 이 프로세스의 일환임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설명하자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를 밝히고 나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박 대통령이 밝힌 '북한의 행동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대북 원칙론에 대해 입장을 같이했다.

두 정상은 지난 3월 15일로 발효 1주년을 맞은 한미 FTA에 대해서도 이행 경과를 평가하면서 향후 한미 FTA의 온전한 이행 등 양국 간 경제'통상 협력 증진 및 주요 현안의 호혜적 해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번 회담의 또 다른 성과는 2년간 잠정 연기하기로 합의한 한미원자력 협정개정 문제에 대해 진전이 있었다는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평화적 목적의 원자력이 한국에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양국 간 이 협정을 연장하기로 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힌 것은 비핵화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우리의 평화적 핵 이용권을 보장하는 해법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협정을 재개정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와 더불어 2015년 전환 예정인 전시작전권에 대해서도 양국 정상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워싱턴 D.C.에서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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