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을' 생각은 눈꼽 만큼도 안하는 이마트

신세계그룹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이 '갑(甲)'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자신들의 기업 이익만 챙겨 논란이 되고 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은 자신들과 계약 관계에 있는 '을'(乙)의 입장보다는 본사 직영점의 확장에 더 관심이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은 지난 1월 구미시 옥계동 신나리아파트 후문 쪽에 현금 500만원'보증금 3천만원에 이마트 에브리데이 상품 공급점 계약을 체결하고 '이마트 에브리데이 월드마트'를 3월 27일 개점했다.

그러나 다음 달인 4월 18일 이 점포와 불과 190m가량 떨어진 신나리아파트 정문 쪽에 있는 기존 옥계마트를 인수해 본사 직영 '이마트 에브리데이 옥계점'을 개설했다. 본사 직영점이 문을 열면서 상품 공급점인 이마트 에브리데이 월드마트는 수입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은 이 과정에서 옥계마트를 헐값에 인수하기 위해 이마트 에브리데이 월드마트의 문을 먼저 여는 꼼수를 부렸다는 것이 이마트 에브리데이 월드마트 측의 주장이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은 상품 공급 계약 당시 '을'의 영업지역 보호를 위해 300m 이내에는 동일한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고 해놓고 버젓이 본사 직영점을 개점한 것이다. '을' 입장에 있는 상품 공급점은 영업이 되든 말든 자신들의 직영점만 잘되면 된다는 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브리데이리테일 측은 직영점은 상품 공급점과 별개이기 때문에 300m 이내에 같은 점포를 개설한 것에 대해 전혀 문제없다는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은 대기업의 횡포를 지적한 언론에 대해 '회사 이미지를 크게 떨어뜨렸다'고 불쾌한 심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현재 구미지역에는 롯데마트 구미점과 이마트 구미점'동구미점, 홈플러스 구미점 등 4개의 대형소매점이 있으며, 롯데슈퍼 3개, 이마트 에브리데이 3개, GS슈퍼 4개, 홈플러스슈퍼 2개 등 12개의 기업형 슈퍼마켓이 성업 중이다.

대기업들이 골목상권으로 파고들면서 지역 중소상인들의 아우성이 곳곳에서 들린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전통시장과 중소상인들을 살리기 위해 각종 노력을 하고 있지만, 대기업이 지역 중소상인들과 상생협약을 지키지 않는 한 헛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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