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맛에 단골] 내당초교 15회 동창들 '새산호복어식당'

뜨끈뜨끈 진한 국물 복탕 한 대접 "속풀이 최고"

복어(鰒魚). 몸에도 좋고 탈도 많은 복어. 어찌 보면 양면성을 가진 물고기가 바로 복어다. 복어의 살은 하얗고 맑고 투명한 빛을 띠고 싱겁지 않으며 담백한 맛이 매력이다. 다른 생선에 비해 비린내가 적고 깔끔한 맛이 난다. 그러나 독을 갖고 있어 잘못 먹으면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맛과 질감은 미식가로 하여금 끊임없이 그 치명적인 맛의 유혹에 도전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목숨을 걸고라도 한 번 먹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 위치한 '새산호복어식당'은 다양한 복요리를 맛볼 수 있는 집이다. 강은숙 사장은 "복어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담백한 맛은 물론 숙취 해소용으로도 그만이어서 찾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복어껍질 무침과 튀김, 찜, 불고기, 그리고 매운탕(또는 맑은탕)으로 이어지는 코스요리. 먼저 복껍질 무침과 튀김이 나왔다. 특히 향긋한 미나리와 어울린 복껍질 무침은 '새콤달콤' 입맛을 사정없이 자극한다. 내당초등학교 15회 졸업생 이계순(53'여) 씨는 "개인적으로 복껍질 무침을 좋아하는데, 야들야들하고 쫄깃쫄깃한 식감으로 새콤하고 상큼한 맛에 입맛이 절로 살아난다. 특히 복어의 껍질은 콜라겐이 풍부해 피부 미용에도 좋아 잘 먹는다"고 했다.

큼직하고 두툼하게 살을 발라 튀김옷을 입혀 갓 튀겨낸 복 튀김은 특제 소스에 콕 찍어 입에 넣으면 '바스락' 씹히는 소리와 함께 담백하고 고소한 복어의 부드러운 살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든다. 흔치 않은 음식이기도 하지만 고소하고 담백한 맛 때문에 특히 아이들과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불고기는 두툼한 복어살과 특별한 소스로 버무린 콩나물 등 갖은 야채를 커다란 돌판 냄비에 익혀 먹는데, 아삭아삭한 콩나물과 부드러운 복어살이 입안에서 섞이면서 환상적인 맛을 연출한다. 소주 한 잔 곁들이면 아주 그만.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어도 별미다. 불고기에 떡국용 떡이 들어 있다. 강 사장은 "음식이 익는 동안 기다리지 못하는 손님을 위해 넣기 시작했는데, 떡을 더 넣어 달라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이어 나오는 맑은탕(또는 매운탕)은 복어뼈와 야채로 푹 우려낸 진한 육수에 복어와 미나리, 콩나물 등을 넣고 끓여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뜨끈뜨끈' 진한 국물 한 대접을 들이켜고 나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서 속이 확 풀린다. 끓이면 끓일수록 진하게 우러나는 개운한 국물 맛이다. 복탕의 경우 맑게 끓여내 복어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맑은탕보다 고춧가루를 넣고 맵게 끓여낸 매운탕을 찾는 손님이 많다. 강 사장은 "경상도 사람들은 고춧가루를 넣어야 속이 풀린다며 매운탕을 찾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서문시장에서 장사하는 정진석(53) 씨는 "술 먹은 다음 날은 꼭 이곳을 찾아 해장한다"며 "7년 단골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들른다"고 했다. 이계순 씨 역시 "수성구 시지에서 올 정도로 맛있다"며 "정성껏 접시에 담아 내는 손 매무새가 그대로 느껴질 만큼, 음식 자체에 정성이 많이 들어간 모습이 역력하다. 정성이 가득 들어간 음식은 눈이 먼저 즐겁고, 입이 즐겁고, 몸이 알아차린다"고 했다.

요리를 먹는 사이 밥이 볶아져 나온다. 꼭 피자 한 판 같다. 메인 요리를 이 볶음밥으로 해도 될 만큼 별미다. 따뜻하고 고소한데다 김과 참기름 향이 훅 지나가고, 부추가 살캉살캉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게다가 복어 양념이 촉촉이 밥 속에 배어 간도 딱 맞다.

이유진(53'여) 씨는 "복어의 다양한 요리를 다 맛보기 위해 코스요리를 주로 먹는데, 여자들은 남길 정도로 양이 푸짐하다. 맛도 맛이지만 음식 하나하나마다 깔끔한 주인의 정성이 느껴진다"고 했다.

김영훈(53) 씨는 "동창회 등 모임을 주로 이곳에서 한다. 매운탕은 시원하고 튀김은 바로 튀겨 바삭바삭하고 느끼하지 않다. 찜과 불고기는 맵지 않고, 덜 짜다. 그래서 자주 찾는다. 맛과 친절, 그리고 깔끔한 분위기까지 삼박자를 골고루 갖춘 음식점"이라고 칭찬했다.

강 사장은 "맛도 맛이지만 착한 가격으로 손님을 모시고 있다"고 했다.

코스 요리 1인 1만2천원(밀복 1만5천원), 복어매운탕 7천원, 복어맑은탕 7천원, 복어튀김 2만원(대)'1만5천원(소). 복어이단샤브전골 1인 1만원.

▷규모: 좌석 70여 명

▷주차장: 입구 주유소 주차장에 주차(20여 대)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설'추석 휴무)

▷예약: 053)634-9492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