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능금꽃 피는 고향' 노래비 건립에 부쳐

'대구 하면 사과' '사과하면 대구'로 불릴 만큼 대구는 사과의 도시로 명성을 떨쳤다. 또 '대구미인=사과미인'이란 속설을 낳은 대구사과는 올해로 114년의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오늘도 대구의 상징으로 시민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이러한 대구사과는 미국인 선교사인 우드브리지 존슨 박사가 1899년 그의 고향인 미국 미주리주에 묘목을 주문하여 당시 남산동 동산의료원 사택(약전골목 구 제일교회 부지)에 3개 품종 72그루를 심은 것이 효시다. 이후 1904년 월배지역을 시작으로 과수원이 조성되기 시작하였으며, 팔공산 자락 평광동에는 올해 수령 83년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소중한 '홍옥'사과 한 그루가 86세의 할아버지 농부의 애지중지 보살핌으로 해마다 새콤달콤한 빨간 열매를 탐스럽게 맺고 있어 대구사과의 역사와 명성을 대변해 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구가 낳은 천재 작가 이인성 화백의 74년 된 '사과나무' 작품 역시 당시 사과의 고장 대구의 정취를 잘 보여 주고 있다. 특히 평광동에는 이때쯤 봄이면 사과꽃 향기가 지천에 펼쳐지고 가을이면 이 골 저 골 할 것 없이 전체가 사과로 빨갛게 물들여져 대구사과의 명성과 명맥을 자랑스럽게 이어오고 있음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필자가 대구사과에 관심과 인연을 맺은 지 10년도 넘었다. 동구청과 대구시에서 최고수령 '홍옥'사과나무를 발굴했고, 대구찬가 '능금꽃 피는 고향'노래연습장 반주기 수록, 28년 만의 해외 수출, 특히 2011년 대구사과 상표개발 및 특허청 지리적표시단체표장 등록을 함으로써 잊혀 가는 대구사과가 부활하는데 일조했다. 또 시의적절하게 동구청과 대구지역의 뜻있는 분들이 1970년대 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길옥윤 작사'작곡, 패티김이 부른 "능금꽃 향기로운 내 고향 땅은 팔공산 바라보는 해 뜨는 거리"로 시작하는 대구찬가 '능금꽃 피는 고향'의 노래비건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10월에 팔공산이 바라보이는 금호강변에 건립기로 하였다.

앞으로 이 노래비는 시민들의 자긍심과 애향심 고취는 물론 문화예술 의식 함양에 크게 기여하고, 팔공산과 금호강을 비롯한 아양철교 명소화 사업과 함께 대구의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사과의 본고장 대구를 새롭게 전국에 알리고 대구사과의 제2의 전성기 구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나 노래비 건립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 깊은 곳에 아련한 추억과 향수가 묻어 있는 사과의 본고장 대구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능금(사과)잔치'를 새롭게 부활시켜야 한다. 경북과 상생하는 길을 찾으면 금상첨화다. 그리고 자료를 발굴'보전하고 동구와 평광동 지역의 태조 왕건 설화 등 소중한 자원을 스토리텔링 하여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엮어내고, 사과를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는 체험학습과 여가 공간, 역사문화의 장으로 활용 할 수 있는 가칭 '대구사과 역사문화생태체험박물관'을 건립하여 대구사과를 살려내야 한다.

그 방안으로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의 협력사업을 제시한다. 장소는 옛 평광초등학교가 바람직하다. 첫째, 건물과 실습포장이 그대로 있어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서도 훌륭한 박물관을 조성할 수 있다. 둘째, 지속적인 농촌체험은 자라나는 학생들의 정서 향상에 효과가 있다. 셋째, 과거 섬유와 함께 대구경제의 밑거름이 된 사과를 비롯한 농업체험을 통해 시민들의 여가문화 욕구 증대 추세에 부응하고 도시농업 육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넷째, 114년이란 긴 세월 동안 우리와 함께한 대구사과를 역사와 문화적 측면에서 육성 보존하여야 한다는 것 등이 이유다.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속담이 있듯이 대구찬가 노래비 건립에 부쳐 학생들의 다양한 현장체험 학습장과 '창조사과'를 표방한 대구사과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수 있는 사과박물관 건립은 필수불가결한 사업이다. 사과농가와 관련 기관단체, 시민의 노력은 물론 대구시와 대구교육청의 많은 관심과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최주원'능금꽃 피는 고향'노래비건립추진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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