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제8회 입양의 날 기념식에서 입양 아동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대구시장 표창을 받는 위탁모 이선화(58'대구 수성구 만촌동) 씨. 이 씨는 9일 홀트아동복지회 대구사무소를 통해 소개받아 한 달 동안 키운 생후 1개월이 조금 넘은 아기를 서울의 국제 입양 주선 기관으로 보냈다. 몸이 유난히 약했고, 이 씨 집에 온 첫날부터 매일같이 울어대던 아기였다.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가슴에 아기를 얹고 거실 소파에서 밤을 지새우던 날은 이제 추억이 됐다.
이 씨는 입양을 알아보던 중 위탁모 활동을 알게 됐다. 딸 한 명을 두고 있는 이 씨는 딸이 대학교에 입학한 뒤 아이 한 명만 낳은 것이 아쉬워 입양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위탁모 활동을 해 보는 게 어떤가"라며 제안을 했고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맨 처음에는 가족도 '그 힘든 일을 왜 하려 하느냐'며 반대했고, 나 자신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했죠. 하지만 한 아이씩 키우고 입양 보내고 하다 보니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나를 거쳐 간 입양 대상 아기가 100명은 넘을 것"이라는 그는 "아팠던 아기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일곱 달 동안 키워서 양부모에게 보낸다.
10년 동안 위탁모를 하면서 이 씨는 아직도 입양이나 입양 대상 아기를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을 느낄 때면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 특히 아기를 소개하다 "위탁해서 기르는 아기"라고 말하는 순간 아기를 불쌍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싫다.
"예전에는 '누구 아기인가요? 손주인가요?'라고 물어보면 '위탁해서 기르는 입양아'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어요. 그럴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불쌍함과 왠지 모를 싸늘함으로 변하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제 아이'라고 말해요. 연예인들의 위탁모 체험이 TV에 방송되고 몇몇 연예인들이 공개적으로 입양하면서 입양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긍정적이지는 않은 것 같아요."
최근 개정된 입양특례법에 대해서도 이 씨는 개선할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이미 아기를 키울 수 있는 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입양을 결정하는 건데, 입양 숙려 기간이라고 1주일을 키워 본 뒤 입양을 결정한다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는 "아기를 키우면서 위탁모를 반대했던 가족들도 적극적인 지지자가 됐고 위탁모 활동으로 가족 사이의 대화가 늘어나 더 화목해졌다"며 "만약 입양이나 위탁모 활동에 대해 망설이고 있다면 일단 실행에 옮겨 보라"고 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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