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발생한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소속 초대형 헬기 추락사고를 둘러싸고 초기 대응 미흡, 상수원 불법 청소 논란 등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소방서 구조대원 1명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2명 실종'1명 구조, 구조대원 1명도 숨져=영주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박근배(42) 지방소방장은 이날 오후 5시 10분쯤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위해 수심 40여m의 임하호에 잠수했다가 5시 50분쯤 호수 바닥에 엎드린 채 발견됐다. 동료들에 의해 발견된 박 소방장은 안동병원에 7시 30분쯤 도착해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8시쯤 숨졌다.
박 소방장은 이날 동료 팀원 4명과 함께 낮 12시쯤 사고 현장에 도착했으며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던 중 동료 3명과 함께 손을 잡고 입수했다가 손을 놓치면서 실종, 사망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고 당시 헬기 안에는 박동희(57) 기장, 진용기(47) 부기장, 황영용(42) 정비검사관 등 3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황씨는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지만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이들은 이날 오전 5시 영덕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고 안동산림항공관리소로 돌아가는 길에 사고지점 안동호 수면 상공 10m 지점에서 스노클과 물탱크 청소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최초 사고 목격자인 안동시수운관리사무소 윤병철(행정선 206호 선장) 씨는 "헬기가 아래위로 수차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보고 현장으로 가보니 헬기는 이미 물 아래로 잠긴 상태였고 생존자 한 명이 사고 지점 인근 산에서 손짓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윤 선장에 의해 구조된 황씨는 경찰에서 "물탱크를 청소하던 중 갑자기 헬기가 추락했다"며 "헬기에서 탈출해 육지로 헤엄치면서 뒤를 돌아보니 2명의 조종사들도 수면 위로 올라와 수영을 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육지에 도착해 다시 살펴보니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임하댐 일대에 헬기 3대와 구조용 보트 4대, 제트스키 3대 등 장비와 7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수색에 나서고 있지만 수심이 깊고 물이 탁해 시야 확보가 어려워 실종자들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림청 초동 대응 미흡=이번 사고는 산림청의 초동 대응 미흡으로 사고 발생 1시간이 지난 후에야 추락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고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이날 오전 9시 38분 영덕 산불을 진화하고 안동으로 복귀하던 중 항공본부 측과 교신이 두절됐다. 산림청은 4분 뒤인 오전 9시 42분 다시 한 번 무선교신을 시도했고 교신이 되지 않자 오전 9시 45분 사고지역 인근에 있던 산림청 소속 헬기(618호)를 현장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헬기는 오전 10시 13분 사고 현장을 확인하던 중 임하댐 수면 위에 사고 헬기 부유물 등이 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618호 헬기는 연료가 없다는 이유로 인근에 있던 609호 헬기와 교신을 통해 사고가 난 것이 맞는지 재차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결국 산림청은 사고 발생 1시간가량이 지난 오전 10시 35분쯤 소방 당국 등에 헬기가 추락했다고 사고를 신고했다. 이때는 이미 황 씨가 헬기에서 탈출해 구조된 시점(10시 40분)과 비슷한 시간이었다.
산림항공본부 오해근 기획팀장은 "우리나라는 산악지역이 많은 탓에 교신이 두절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는 30분 정도 재교신을 통해 확인하도록 되어 있다"며 "추락한 것으로 최종 확인된 직후 신고를 해 초기 대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산림항공본부 임세훈 팀장은 "영덕 산불 진화 후 복귀 중이던 헬기가 왜 임하호에 추락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자세한 내용은 블랙박스를 대신한 음성기록장치를 확인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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