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인권영화제에서 다양한 수상을 한 '나비와 바다'는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커플이 8년간의 만남 끝에 띠동갑 나이 차와 주변의 시선을 무릅쓰고 결혼을 결심하면서 겪는 갈등을 담았다.
이 영화는 김기림의 시 '바다와 나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중략/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1939년 4월 잡지 '여성'지에 발표된 작품인데 바다라는 큰 사물과 가냘픈 생명체인 나비가 대비를 이룬다. 세상살이의 험난함을 처음부터 끝까지 바다'청무밭'초승달 등 가슴이 서늘할 정도로 시린 푸른빛과 흰나비로 대표되는 연약하고 순수한 흰빛의 선명한 대비를 통해 압축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낯선 외래어의 사용을 배제하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좌절감을 선명한 색깔의 이미지를 통해 뽑아 올린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영화를 볼 기회가 있다면 사전에 시 한 수를 읽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1908년 오늘은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문을 연 김기림이 태어난 날이다. 한국전쟁 때 납북돼 사망 시기는 알려져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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