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일만 친구' 삼성 기분좋은 6연승

포항서 KIA에 3연승 마지막날 8회 대역전극…관중 '영일만 친구'

"해냈어요." 12일 오후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KIA전에서 삼성 이지영이 8회말 2사 2루에서 역전 적시타를 치고 김태균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가 두 번째 스윕(3연전 전승)을 달성하며 시즌 최다인 6연승을 질주했다.

삼성은 12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서 짜릿한 재역전승을 일궈내며 KIA를 5대4로 물리쳤다.

앞서 롯데에 3승을 거둔 삼성은 2연속 스윕으로 6연승을 완성했고, 시즌 19승10패(승률 0.655)로 선두 넥센을 1경기차로 쫓았다. 반면 KIA는 올 시즌 팀 최다인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시즌 최다 연승을 노린 삼성은 패색이 짙어가는 경기 후반에도 포기를 몰랐다. 삼성은 이날 1대4로 뒤진 8회말, 거짓말 같은 재역전승을 완성하며 포항야구장을 '영일만 친구' 노랫말로 물들였다.

6연승의 마지막 퍼즐은 '지키는 야구'의 대명사 선동열 감독이 던진 과감한 승부수를 깬 짜릿한 드라마였다.

1회 이승엽의 적시타로 기선을 잡은 삼성은 4회 김선빈과 최희섭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1대2로 역전을 허용했다. 7회에는 차일목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1대4까지 밀렸다.

KIA 선동열 감독은 2대1로 역전을 시키자 5회말 1사에서 선발투수 서재응을 내리고 에이스 윤석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비록 서재응이 배영섭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1회 1실점 이후 삼성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고, 더욱이 아웃카운트 2개만 잡아내면 승리요건을 갖추는 상태여서 마운드 교체는 의외였다. 4연패에 쫓긴 선 감독은 이날만큼은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투수교체로 선수들에게 각인시키며 연패 끊기를 시도했다.

효과는 곧바로 드러나는 듯했다. 윤석민이 호투를 이어가는 사이 KIA는 2점을 더 내 승리에 한발 더 다가섰다. 그러자 선 감독은 승리의 방점을 찍고자 또 한 번의 교체카드를 꺼냈다.

윤석민이 8회말 1사 후 이승엽에게 안타를 맞자 이번에는 SK에서 불러들인 송은범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3점차로 앞서고 있었고 좋은 구위를 자랑해온 송은범이었기에 남은 아웃카운트 5개는 별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은 그 순간을 노리고 있었다.

8회 1사 1루. 송은범을 맞은 첫 타자 최형우가 뜬 공으로 물러나며 반전 없이 이닝을 마치는 듯했다. 그러나 2사가 되자 선수들의 눈빛이 살아났다. 채태인을 시작으로 대타 우동균(1타점 2루타), 조동찬(2타점 2루타), 이지영(1타점 안타), 김상수까지 5명의 타자가 송은범을 두들기며 단번에 경기를 뒤집어 버렸다.

KIA 더그아웃에 흐르던 여유는 안타가 터질 때마다 초조함으로 바뀌었고, 마침내 이지영이 경기를 뒤집는 적시타를 터뜨리자 허탈감으로 변했다.

약한 불펜 강화를 위해 김상현을 내주고 SK에서 데려온 송은범의 예상치 못한 부진이었기에 KIA가 받은 충격은 더욱 컸다.

5대4, 다시 리드를 잡은 삼성은 예정된 수순대로 오승환을 등판시켜 경기를 매조지 했다.

삼성 선발 밴덴헐크는 6⅔이닝 6피안타 4실점하고 패전 위기에 몰렸다가 8회 역전승으로 패전투수를 면했다. 8회초 등판해 1타자를 상대하며 공 4개를 던진 삼성 세 번째 투수 신용운은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고, 오승환은 9회초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고 '끝판대장'의 위용을 과시했다.

한편 잠실에서는 NC가 화력을 집중해 두산을 17대5로 물리쳤고, 선두 넥센은 목동에서 SK에 8대5로 승리했다. 롯데는 사직에서 LG를 8대3으로 꺾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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